"마지막 깔끄막만 넘으면 되는데". 대구 출신이나 전라도 사람이나 다름없는 서정환(52) KIA 감독이 투수 이대진(33)을 두고 한 말이다. 깔끄막은 비탈길 언덕을 이르는 전라도 사투리다. 재기를 위해 끊임없이 자갈길을 걸어온 이대진이 최후의 고비를 넘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대진은 여러 차례 수술과 재활을 거쳐 올시즌 마지막으로 부활을 노크하고 있다. 3년 만에 스프링캠프에 참가, 아무런 부상없이 50여 일간의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자체 평가전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했고 귀국해서도 정기적인 실전등판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전까지 실전 성적을 보면 5경기 9⅓이닝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하고 있다. 직구 평균 스피드는 140km를 밑돌고 있다. 서정환 감독은 이대진의 스피드 등 구위에 대해 아직은 합격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정환 감독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아직은 볼이 날리는(가벼운) 느낌을 준다. 스피드가 지금보다 3km 정도만 더 나오면 좋겠다. 마지막 깔끄막만 넘으면 될 것도 같다"며 여전히 기대를 하고 있다. 이대진은 선발투수 후보다. 어깨 부상 경력 때문에 불펜에서 매일 대기하는 미들맨으로 기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직은 자리를 잡았다고 말할 수 없다. 김진우 윤석민 에서튼까지 3선발이 확정됐고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전병두 이상화 이대진 이동현 등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젠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다. 대신 변화구와 제구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상대를 요리하는 기교파 투수로 변했다. 이 때문에 서정환 감독은 이대진의 스피드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고비는 스피드업인 셈이다. sunny@osen.co.kr 이대진=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