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지만 고참은 고참이다.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강력한 ‘원투펀치’인 리오스(35)와 랜들(30)이 새파란 신인 투수들을 상대로 짓궂은 장난을 걸며 훈련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의 이천구장.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한조를 이뤄 캐치볼에 나선 리오스와 랜들은 옆조에 있던 고졸 신인 투수인 이원재(19.2차 1번)에게 다가가 ‘개인교습’에 나섰다. 리오스와 랜들은 이원재에게 체인지업 그립과 던지는 요령 등을 친절하게 전수해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에 이원제와 짝을 이뤄 캐치볼을 하던 역시 고졸 신인 투수인 임태훈(19.1차 지명)이 리오스와 랜들에게 “왜 나는 안 가르쳐주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자 이들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이들은 “넌 우리 라이벌이라 가르쳐주면 안된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넌 저리가라”며 왕따를 시켰다. 둘은 “넌 구질도 많고 잘 던지는데 뭘 더 배우느냐”며 실력을 인정, 살짝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임태훈을 달랬다. 임태훈과 이원제는 올 시즌 두산 1군 전력으로 가동이 예상되는 기대주들이다. 서울고 출신인 임태훈은 계약금 4억 2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력으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고 출신으로 계약금 2억 원을 받은 역시 우완 정통파인 이원재도 올해 1군에서 중간 계투요원으로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대주다. 유연한 투구폼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주축 투수들인 리오스와 랜들은 두산의 '차세대 주역'인 신인 선수들과 장난하며 기량을 전수, 두산 마운드를 살찌우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sun@osen.co.kr 랜들-리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