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개막전부터 맹위를 떨친 '브라질 괴물 용병' 레안드로 아라우조 다 실바가 끝내 대전 삼성화재의 프로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던 공식 개막전에서 49득점을 기록, 국내 배구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며 지난 시즌 챔피언 천안 현대캐피탈을 꺾는 데 일등 공신이 됐던 레안드로는 14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혼자서 39점을 몰아치며 인천 대한항공을 꺾고 삼성화재가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삼성화재의 국내파 선수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레안드로 없이는 삼성화재의 우승도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레안드로가 맹활약을 떨치는 데는 세터 최태웅의 역할도 크지만 레안드로가 일등공신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게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퇴한 것의 원인을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로 들었다. 여기에 신 감독은 팀이 재건하는 데 3~4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시즌 직전 설상가상으로 삼성화재의 주 공격수인 김세진이 은퇴를 선언하며 큰 구멍이 뚫려버렸다. 하지만 레안드로는 김세진이 빠진 구멍을 완벽하게 메우는 것도 모자라 구멍이라고 생각됐던 오른쪽을 6개 구단 최강으로 만들었다. 레안드로가 28경기를 치르면서 올린 득점은 717점으로 보비가 29경기 동안 기록한 674점을 훨씬 앞서며 득점부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레안드로는 지난 시즌 용병 최우수선수였던 숀 루니를 200점 가까이 따돌리며 삼성화재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덧붙여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이 6라운드에서 한국전력에게 덜미를 잡힌 덕을 봤다. 만약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을 꺾었더라면 정규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레안드로의 실력에 운까지 더해진 셈이다.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면서 노장들이 많은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리는 24일까지 열흘간의 휴식시간을 벌었다. 신 감독이 "리그 초반에는 신진식 등 노장들이 3, 4세트까지 버텨줬는데 요즘은 2세트 중반부터 체력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해야만 한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일단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올라오든, 대한항공이 올라오든 삼성화재는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노장들의 체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삼성화재가 'V10'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관건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