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4.뉴욕 메츠)에게 다음 등판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경쟁자들이 연일 힘을 내면서 박찬호를 더욱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메츠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전에 관심을 모은 2명의 투수를 내세웠다. 3선발이 유력한 것으로 뉴욕 언론이 평가하는 존 메인과 박찬호의 직접적인 경쟁자 마이크 펠프리가 이날 나란히 등판했다.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선발로 나선 메인이 4이닝 탈삼진 4개 3피안타 1실점했고 펠프리 역시 4이닝을 던져 6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펠프리는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지만 신예 답지 않게 위기를 잘 벗어나며 '기록상' 수준급 성적을 나타냈다. 시범 3경기 9이닝 동안 실점은 이날 마커스 테임스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유일하다. 메인과 펠프리의 방어율은 약속이나 한듯 1.00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그다지 의미가 없지만 이는 팀내 입지가 확고한 주전들에게나 해당하는 얘기다. 로테이션 한 자리를 노리는 선수라면 내용과 결과 모두가 평가대상이다. 2경기서 방어율 7.11을 기록한 박찬호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다음 등판 경기에선 호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최소한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보스턴전(3이닝 1실점)에 상응하는 피칭을 펼쳐야 '5선발 레이스'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다. 박찬호는 지난 겨울 연마한 바뀐 투구폼을 계속해서 시험해보고 있는데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체력의 저하와 집중력 감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등판이 거듭될 수록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난 만큼 이번 경기에선 어느 정도 단점을 보완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등판만 놓고 본다면 펠프리가 박찬호를 압도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펠프리는 투구 내내 위태로웠지만 위기를 잘 벗어났다. 박찬호의 경우 초반 완벽한 피칭을 펼치다 중반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결과를 제외하고 판단할 경우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다. 메츠 코칭스태프로선 판단을 유보한채 '백지상태'에서 남은 경기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 오는 18일 볼티모어전 등판이 예상되는 박찬호는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공 70∼80개 정도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번 경기에선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