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공백을 느낄 수 없던 경기였다. 핌 베어벡 감독은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 올림픽 2차 예선 경기에서 '에이스' 박주영의 공백을 느낄 수 없도록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바로 4-3-3 포메이션과 한동원(성남)의 기용이었다. 당초 핌 베어벡 감독은 출국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인 큰 틀을 바꿀 생각은 없다" 며 예멘전에서 선보인 4-4-2 포메이션을 고수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이같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베어벡 감독이 투톱보다 원톱과 좌우 윙포워드를 세운 것은 바로 좌우 사이드에서 공격을 주도하기 위한 것. 이근호(대구)와 이승현(부산)은 빠른 발을 앞세워 좌우 사이드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최철순(전북)과 김창수(대전)가 좌우 풀백으로 나서 위협적인 오버래핑을 자주 선보였다. 이는 파주에서부터 베어벡 감독이 강조하던 것이었다. 빡빡한 중앙보다 사이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 주효했다. 4-3-3 포메이션과 함께 베어벡 감독의 또 하나의 노림수는 한동원을 앞세운 중앙 미드필더의 조합이었다. 기술이 좋고 많이 뛰는 한동원은 양동현 아래 위치했다. 플레이메이커와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오가며 공격을 주도한 그는 박주영의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또한 한동원 뒤에 배치된 백지훈과 오장은이 튼튼한 방어선을 구축해 한동원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었다. 4-3-3 포메이션과 한동원이라는 카드를 적중시킨 베어벡 감독. 과연 앞으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bbadagun@osen.co.kr UAE전 선제골을 넣은 한동원(오른쪽)이 어시스트를 기록한 강민수와 함께 훈련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