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로 가면 기존 1루수 후보들이 울고, 우익수로 나가면 기대주들의 자리가 줄어든다. LG 트윈스 야수진이 새로운 외국인 타자 발데스(33)의 거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병규의 공백을 메워줄 좌타 중심타자로 인정받고 있는 발데스는 해외 전지훈련 때부터 우익수와 1루수를 병행해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원래 포지션은 우익수이지만 LG 코칭스태프가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1루수 훈련도 병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익수로서는 빠른 발과 타구 판단 능력 등은 괜찮지만 어깨가 약해 1루수로의 전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 1루 훈련도 시키고 있다. 그런데 발데스가 1루수 수비 훈련에서 기존 1루수들 못지 않게 깔끔한 수비 실력을 발휘, 기존 선수들을 바짝 긴장케하고 있다. 베테랑 1루수인 최동수를 비롯해 최길성이 발데스의 1루 수비에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외야수 출신인 최길성 같은 경우는 아예 발데스처럼 1루와 외야수 수비 훈련을 병행하며 발데스의 거취에 따라 자리를 옮길 태세이다. 발데스 ‘불똥’은 1루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발데스가 그냥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로 잔류하게 되면 올 시즌 테이블 세터내지는 톱타자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대형과 오태근이 유탄을 맞게 된다. 발데스가 1루로 가면 붙박이 중견수인 박용택을 제외하고 외야 2자리가 비어 있어 둘 다 주전 외야수로 뛸 가능성이 높았으나 발데스가 우익수에 포진하면 자리가 하나밖에 남지 않아 더욱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발데스가 외야에 남게 되면 외야 백업요원들 중 한 명은 2군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태근이나 이대형은 번갈아 좌익수로 기용되며 1군에 잔류할 수 있지만 백업요원들인 최만호나 정의윤 중 한 명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발데스가 1루에 안착할 전망이 높다. 1루수로서 더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나 발데스는 즐거운 고민이지만 기존 야수들에게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똥이다. 발데스는 중장거리 타자로 공격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키 183㎝, 체중 88㎏의 왼손타자인 발데스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4년간 497게임에서 타율 3할2리에 86홈런, 335타점을 기록하는 등 이미 동양야구에 적응해 검증을 받았다. 특히 2003년에는 타율 3할1푼1리에 26홈런 104타점을 올리며 다이에 호크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좌투좌타인 발데스는 2006년에는 멕시코리그에서 뛰며 105게임에서 타율 3할6푼2리에 14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또한 발데스는 1991년 시카코 컵스 산하에서 프로에 데뷔, 마이너리그에서는 15시즌 동안 1572게임에서 통산 타율 0.300, 212홈런, 949타점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53게임에서 2할4푼7리에 1홈런, 8타점을 마크했다. LG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등 총 30만 달러에 영입한 발데스는 지금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용병 타자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발데스가 과연 어느 포지션에 안착하며 어떤 성적을 올릴지 궁금해진다. LG 코칭스태프는 시범경기 때까지 발데스를 1루와 외야로 번갈아 기용해가며 최적의 위치를 검증할 태세이다. sun@osen.co.kr 전훈지에서 공을 갖고 장난치는 발데스=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