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무한질주 주법' 주효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03.16 07: 40

굳이 따지자면 SK 와이번스는 '오키나와 리그'의 최강자였다. LG 삼성은 물론이고 1군 최정예로 나온 야쿠르트도 이겼을 만큼 강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제주도와 일본 미야자키에 마무리 훈련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이어 고지 스프링캠프에 들어가자마자 실전 체제에 돌입했다. 고삐를 늦추지 않고 오키나와에 입성했으니 다른 팀보다는 페이스가 월등히 빨랐다. 이 기세대로라면 시범경기 들어가서도 SK의 강세를 예상할 만하다. 정확히 1년 전 LG 트윈스도 이와 같은 '무한질주 주법'을 구사했다. 그러나 시범경기까지 '불패'였던 LG는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붕괴됐다. 시작부터 전력 질주해 숨이 찬데 한 번 넘어져 버리니까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기에 페넌트레이스를 마라톤으로 여기는 대개의 사령탑들은 '4월 승부' 식으로 달라들지 않는다. 초반은 너무 처지지만 않게 5할 승률을 유지하다 여름철에 승부를 내고 시즌 막판에 스퍼트를 내는 전략을 택한다. 그런데 산전수전 다 겪은 김성근 감독은 오키나와 때부터 선수들의 무한 경쟁을 유도해 컨디션을 잔뜩 올려놨다. 이 때문에 SK 선수들은 오키나와 평가전 때부터 부상 위험도 아랑곳 않고 몸을 던져야 했다. 김 감독은 이에 관해 "4월만 넘기면 어떻게든 꾸려갈 수 있다"라고 넌지시 밝힌 바 있다. 스타트서 차고 나가면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이 와도 어떻게든 꿰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있다. 실제 이 부분에서 김 감독은 독보적이었다. SK의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넓은 점, 그리고 김 감독이 끊임없이 신인과 뉴 페이스를 발굴하려는 부분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SK에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도 괜찮을 사람은 김성근 감독 한 명뿐인 듯 여겨진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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