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쉬운' 부자 구단 감독의 '넋두리'
OSEN 기자
발행 2007.03.16 08: 01

수원 삼성 차범근(54) 감독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차 감독은 지난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세뇰 귀네슈 감독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귀네슈 감독은 12일 팀 프레스데이에서 "감독들이 경기를 수비 위주로 풀어간다면 골이 나지 않는 재미없는 경기가 될 것이다" 며 "K리그 일부 감독과 팀이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한국축구가 골결정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차범근 감독은 감독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귀네슈 감독이 아직 K리그를 파악하지 못하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감독들도 공격축구를 하고 싶어하지만 공격 축구는 의지만 가지고서는 될 수 없다. 공격 축구도 선수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 고 밝혔다. 물론 현실상 패배의 위험을 감수하고 무작정 공격축구를 고집할 수만은 없다는 뜻에서 한 말이겠지만 차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차범근 감독은 국내 축구계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보유한 수원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수원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을 비롯해 2004년 K리그 MVP인 '원샷 원킬' 나드손, '폭주기관차' 김대의, 안효연, 배기종, 에듀 등이 공격진을 이루고 있다. 이들을 데리고 있으면서도 "선수가 있어야 공격축구를 할 수 있다" 는 차 감독의 발언을 수원보다 이름값이나 객관적인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보유한 감독들이 들었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또한 분명히 명성에서 뒤지는 선수들을 보유한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지난 2년간 보여준 공격 축구는 K리그의 현실을 모르고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것일까? 올 시즌 치른 세 경기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 축구의 모습을 보여준 차범근 감독의 의도는 K리그에서 공격 축구를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지난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차 감독은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었고 대전과의 컵대회 1라운드에서도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빡빡한 리그 일정과 한국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이끌면서 우승말고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압박감을 아직 귀네슈 감독이 체험하지 못했기에 그런 발언을 했다는 의미로 발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구단 감독과 선수, 팬들에게는 부자 구단 감독의 '넋두리'로 들려 심기가 편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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