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난 그저 배우일 뿐, 코믹배우는 아니다”
OSEN 기자
발행 2007.03.17 08: 19

“나는 코믹배우가 아니다. 오히려 정극 배우에 가깝다. 영화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안타까웠다.” 데뷔 17년만에 처음으로 드라마다운 드라마를 하면서 ‘버럭범수’라는 애칭까지 얻은 이범수가 SBS TV ‘외과의사 봉달희’ 종방연에서 밝힌 말이다. 이 드라마에서 이범수는 천재외과의사 안중근을 연기하면서 ‘이범수의 재발견’을 말했을 정도로 이미지를 싹 바꿨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두 달 동안 ‘버럭범수’로 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극중 이범수의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3월 16일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조촐하게 진행된 종방기념 회식에 참석한 이범수는 동료 배우, 스태프, 방송관계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첫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회를 풀어 놓았다. “타이밍이 좋아 처음으로 드라마를 하게 됐지만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실 학교(중앙대 연극영화) 다닐 때 많은 작품을 하면서 코믹물은 한두 작품에 그쳤을 정도로 나는 정극 배우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영화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지지 시작했다”고 말문을 연 이범수는 “따지고 보면 영화에서도 코믹물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진지하다 못해 폭력물도 했다.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이번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때부터 해 왔던 정극 연기가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영화만 하다가 드라마 작업을 해본 소감도 털어 놓았다.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는 작업이다 보니 몸은 고됐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영화가 무거운 물건 10개를 드는 것이라면 드라마는 가벼운 물건 100개를 드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는 이범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나오니 더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그것도 새로운 재미였다”고 미소 지었다. 영화를 하든 드라마를 하든 항상 긴장하고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비유를 써가며 설명했다. “영화를 하다 드라마를 하는 것은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다가 쇼트트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형식만 다를 뿐 결국 본질을 마찬가지이다. 어느 쪽도 분야의 가치를 다르게 둘 수가 없다”고 했다. 이범수에게 이번 ‘외과의사 봉달희’ 출연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던 이범수였고 드라마의 성공을 통해 그 목표를 120% 달성했다. 처음부터 캐릭터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세웠던 이범수는 “예를 들어 LA 다저스에서 뛰던 투수가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긴다고 치자. 단순히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하는 것 보다 ‘20승을 올리겠다’고 말하는 게 더 분명하지 않겠는가. 자신감이 넘치면 오만할 수 있지만 자신감이 없으면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제작발표회에서부터 어떤 의미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범수는 이날 회식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드라마가 잘되건 못되건 모든 ‘쫑파티’는 즐거웠으면 좋겠다. 모두들 함께 고생하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종방모임에는 하금열 SBS 신임사장도 참석해 제작-출연진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면서 그 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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