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보다 재미있었던' 울산-전북전
OSEN 기자
발행 2007.03.17 17: 13

주말 밤마다 TV에서 볼 수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못지 않았다. 17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07 K리그 3라운드 울산과 전북과의 경기는 수준 높은 명승부였다. 당초 이 경기는 이천수(울산)와 염기훈(전북)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6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이천수의 징계가 풀렸고 AFC 챔피언스리그,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경기 등으로 인해 자신감을 회복한 염기훈이 펼치는 자존심 대결은 관중과 언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기대에 양 선수는 멋진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선발 출전한 염기훈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울산의 진영을 종횡무진 누볐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슈팅, 돌파력을 보여주며 스테보와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천수 역시 멋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천수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을 무너뜨리면서 우성용의 역전골을 만들어주었다. 그 외에도 스피드와 기술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 선수들을 쉽게 제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가 재미있었다는 것은 비단 이천수, 염기훈이 있어서만은 아니었다. 양 팀 모두가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계속 전진 패스를 해나갔다. 최광보 주심 역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흐름을 이어나갔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은 허리에서 세밀한 원터치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갔고 활발한 2선 침투와 그를 역이용하는 수비수들의 움직임 등을 보여주었다. 선수들도 반칙을 당해 누워있다가도 빨리 일어나 경기에 임하며 경기 흐름을 이어나갔다. 스테보, 우성용 등 양 팀의 장신 스트라이커들도 서로 다른 색으로 공격을 주도해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재미을 더해주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주심이 몇몇 장면을 놓친 모습은 이 재미있었던 경기에 흠집을 나게해 아쉽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웬만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들의 경기보다 훨씬 나은 K리그 모습이었다. bbadagun@osen.co.kr 이천수-염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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