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외로울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주니치 이병규(33.외야수)의 심정은 어떨까. 김성근 SK 감독은 한마디로 외롭고 마음 고생이 정말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바 롯데 시절 이승엽을 곁에서 지켜봤던 김 감독의 말이다. 부진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이승엽의 고통과 외로움을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일본야구란 게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것은 이병규도 잘 알고 갔을 것이다"며 "그런데 외국에서 잘 안되면 한국과는 다르다. 외로워지고 스트레스를 풀 곳도 마땅치 않다. 게다가 주위 사람들의 눈초리도 안좋아진다. 심리적인 위축감이나 부담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부진의 이유도 나름대로 제시했다. LG 시절처럼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도록 내버려 둔 것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규는 스프링캠프에서 주로 주력군이 아닌 2군 훈련장에서 독자적인 훈련을 해왔다. 오버페이스를 우려한 오치아이 감독의 배려였다. 그런데 김 감독은 개인적인 견해라고 전제한 뒤 "오키나와에서 이병규를 만났을 때 감독이나 코치들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고 들었다. 볼배합, 변화구 등 한국과 완전히 다른 일본 투수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오치아이 감독이 이병규를 어느 정도 가르쳤어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해법은 심리적인 위축감을 털어내는 것. 즉 이병규의 주변 사람들이 잘 도와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LG 시절 불펜포수였던 최세호가 통역을 맡고 있을 것이다. 만일 지금 이병규가 심리적으로 힘들다면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답을 마련해야 된다"며 이색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