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현대캐피탈이 석연치 않은 심판들의 '갈 지(之)자' 판정에 강력히 항의해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의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잃고 세 세트를 내리 따내는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 대전 삼성화재와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2세트 중반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인해 선수단을 코트에서 일시 철수시키며 항의했다.
현대캐피탈이 2세트 9-13으로 뒤진 상황에서 숀 루니의 오픈 공격 판정이 모호해지자 '열혈'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20분 가까이 항의한 것.
처음 심판들이 합의해 판정한 것은 루니의 오픈 공격이 보비의 손을 맞고 나갔다는 것이었으나 대한항공의 항의에 심판들이 합의 판정을 번복하고 루니의 오픈 공격이 그대로 아웃된 것으로 바꾸면서 사태가 복잡해졌다.
합의 판정이 번복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고 심판과 경기 감독관 등 주최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구단 관계자 역시 "합의 판정이 번복되는 것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합의 판정이 번복되는 것도 원래 잘못된 것이기도 하지만 1세트를 뺏긴 현대캐피탈 입장에서 9-13에서 10-13으로 쫓아가느냐, 9-14로 벌어지느냐는 그야말로 큰 차이가 있다. 대한항공에 완전히 분위기를 내줘 1, 2세트를 모두 뺏겨 2차전을 질 경우 상승세를 탄 대한항공을 상대로 3차전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기 어려웠던 김호철 감독은 '대승적' 차원에서 심판의 번복 판정을 받아들이고 경기를 속행했다.
끝내 2세트마저 내줘 패색이 짙었던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3세트부터 정신력을 발휘하며 31-31까지 가는 듀스 접전 끝에 한 세트를 만회한 데 이어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tankpark@osen.co.kr
김호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