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시비에 노림수가 있었냐고요? 그 질문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기자분들께서 생각하시는대로 쓰세요".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천안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이 2세트 도중 판정시비로 20분 가까이 경기가 중단된 것에 대해 '노 코멘트'라고 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겸연쩍게 웃었다. 김호철 감독은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의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판정 시비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노 코멘트다. 생각대로 쓰라"고 말하면서도 "경기가 중단되는 동안 선수들에게 전날 이겼다고 1, 2세트를 방심한 점에 대해 호통을 치며 분발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번복을 구실(?)삼아 선수들의 정신력 무장을 요구했던 김호철 감독은 1, 2세트를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반전 효과를 일으키며 세 세트를 모두 이기는 결과로 이어졌던 셈이다. 이어 김 감독은 "당시 합의에 의해 결정난 판정 번복이 수신호 실수였다고 하는 것은 기만행위"라며 "수신호 실수였다고 하는 것에 화가 났고 이에 항의하는 내게 몰수패 운운한 것에 대해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TV를 통해 중계를 본 팬들과 체육관에 모인 관중들에게 해서는 안될 일을 했지만 한 팀의 감독으로서 어쩔 수 없었다"며 "팬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전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 예상을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삼성화재와는 언제나 재미있는 경기를 했기 때문에 어느 팀이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해 예상을 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체력적인 면에서 장기전으로 갈 수록 우리가 유리해지기 때문에 삼성화재는 3연승으로 끝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해 5차전까지 염두에 둘 것임을 시사했다. 또 김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를 묻는 질문에 "시즌 초반에는 손재홍이 실력 이상 잘해주면서 정규리그 1위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지금은 리시브나 수비에서 활약을 펼치며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석진욱이 경계대상"이라고 답했다. 한편 '최고참' 후인정은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와 3승 3패 호각세를 이루는 등 실력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1차전을 잡아야 유리하다. 비록 1차전이 대전 원정이어서 삼성화재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예상되지만 큰 상관은 없다"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낸 이선규는 "3차전을 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을 올라가 체력을 비축하게 됐다"며 "보비보다 크로스를 많이 때리는 레안드로 아라우조 다 실바가 더 상대하기 편하다"고 자신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