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축소실패’ 김재박, “발은 우리가 더 빠르지 않나”
OSEN 기자
발행 2007.03.19 09: 09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올 시즌은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됐지만 상대가 ‘왜 합의를 깼을까’에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지난 18일 마산구장에서 시범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은 “발 빠른 선수는 두산보다 우리 팀에 더 많지 않나”라며 뜬금없이 한 마디를 꺼냈다. 김 감독은 1월 잠실구장 개보수를 할 때 외야펜스도 앞당겨서 장타가 더 많이 나오며 재미있는 야구를 하자고 두산측에 제안했다가 실패한 것을 두고 우회적으로 되물은 것이었다. 당시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김재박 감독의 제안에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다가 구단과 협의에서 ‘잠실구장만의 원칙을 지키는게 중요하다’는 논리에 막혀 없었던 일이 된 바 있다. 두산측은 ‘감독이 바뀜에 따라 구장이 변경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원칙을 표면적으로 밝혔는데 주위에서는 거포들이 LG보다 많고 발 빠른 선수들이 주전 라인업에 포진한 두산이 굳이 구장축소를 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잠실구장의 한 지붕 두식구인 두산의 반대로 구장축소가 무위에 그친 김재박 감독은 2개월이 지난 시범경기 때까지도 진한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두산은 발 빠른 선수는 이종욱밖에 더 있나. 우리는 박용택을 비롯해 오태근, 이대형 등이 단독 도루 능력을 가진 빠른 발 선수들”이라며 쓴 입맛을 다셨다. 그러자 옆에 있던 기자들이 “그런데 LG는 박용택을 제외하고는 오태근, 이대형이 주전으로 기용되는 것이 관건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오태근, 이대형이 아직 주전으로 확정할만한 기량은 아니지만 1군에서 뛸 가능성은 높다”면서 두산의 ‘발논리’에 아쉬움을 표했다. ‘삼성 이외에는 라이벌이 없다’며 올 시즌 선전포고를 한 김재박 감독이 은근히 서울 라이벌인 두산전에도 칼날을 갈고 있음을 엿보이고 있다. 잠실구장을 둘러싼 앙금이 남아 있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김재박 감독의 삼성, 두산전이 볼만할 전망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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