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선수는 더 보상을 많이, 중급 선수는 보상을 적게’. 강병철(61)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야구계 대선배로서 후배들로 구성된 프로야구선수협회와 구단들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강병철 감독은 지난 18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최근 개최됐던 ‘한국야구 발전포럼’에서 나왔던 FA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강 감독은 “현행 FA 제도는 잘못됐다. 몇몇 스타 선수들만 수 십억 원의 목돈을 만질 수 있을 뿐 본래 취지인 선수들의 활발한 이동 기회를 막고 있다. 차제에 미국이나 일본의 제도를 연구해 등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높은 몸값으로 구단 운영에 저해가 되고 선수들의 권리 보장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는 현행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선수협 관계자에게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감독은 “구단들은 특급 선수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더욱 강화해 구단의 현재 전력을 유지하고, 중급 선수들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낮추고 보상 선수를 없애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 선수협도 전체 선수들의 이익이 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선수협이 FA 자격 획득 기간을 줄이는 데 힘쓰는 것뿐 아니라 등급제 도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특히 중급 선수들이 과도한 보상 규정으로 인해 FA 자격을 얻고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까봐 쉽사리 선언을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분명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 감독은 중급 선수들이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 자연적으로 FA 몸값 거품은 빠지게 되고 각 구단의 전력 보강이 수월해지면서 팬들의 관심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강 감독은 ‘특급 스타는 적정한 몸값의 대우를 받으면서 소속팀에 잔류하고 중급 선수들은 그동안의 활약에 대한 보상을 받으며 소속 팀에 남거나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뛸 기회를 얻기 위해 활발하게 FA 선언을 할 수 있도록 보상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수 등급제’를 우리 현실에 맞게 연봉 수준별로 도입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설명이었다. 강 감독은 “연봉 1억 원 이하 선수는 보상 규정을 없애야 한다. 중급 선수들까지도 현재처럼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주는 FA 제도 하에서는 일부 스타급 선수들만 혜택을 볼 뿐이다. 전체선수들이나 구단에도 이익될 것이 없다”며 “구단도 구단이지만 선수협이 먼저 FA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감독이 1990년대 후반 선수협 사태의 산물로 도입된 FA 제도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선수들의 권리 증진과 구단의 선수단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수협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야구계 대선배로서 쓴소리를 한 것이다. 한편 강 감독의 주장을 전해들은 김연중 LG 단장도 "등급제 도입은 적극 고려해 볼 만한 사안"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