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과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을까. 일단 그럴 가능성이 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벌어진 미들스브러와의 FA컵 8강전 재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4강에 진출했다. 또 첼시도 토튼햄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안드리 셰브첸코와 션 라이트-필립스의 연속골로 2-1로 승리, 역시 4강 티켓을 따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는 다음달 15일 각각 왓포드, 블랙번 로버스와 4강전을 치른다. 전력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갈 것이 유력하며 이럴 경우 지난 1993~1994 시즌 이후 13년 만에 FA컵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역대 FA컵에서 17차례 결승에 진출해 11번 우승 트로피를 안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와 딱 한 번 FA컵 결승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0 승리로 끝났다. 7만 9634명의 관중이 운집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에는 득점없이 끝났지만 에릭 칸토나가 후반 15분과 후반 21분 페널티킥으로 연속 2골을 넣은 뒤 마크 휴스의 후반 24분 추가골, 종료 직전 브라이언 매클레어의 쐐기골로 승리를 거뒀다. 현재 칸토나는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로 남아있고 휴스는 공교롭게도 첼시가 준결승전에서 맞붙는 블랙번 로버스의 감독을 맡고 있다. 매클레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아카데미를 총괄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결승서 맞붙는다면 2000년대 FA컵의 또 한 차례 빅 이벤트가 된다. 2000년대 들어 리버풀과 아스날의 2000~2001 시즌 맞대결을 비롯해 아스날과 첼시(2001~2002 시즌),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4~2005 시즌)의 경기는 명승부였지만 나머지는 한쪽으로 무게의 중심이 쏠렸다. 1999~2000 시즌에 우승한 첼시는 아스톤 빌라에게 1-0으로 승리했고 2003~2004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올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밀월에 3-0으로 승리했을 뿐이다. 또한 두 팀은 모두 '트레블 신화'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FA컵 결승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첼시는 이미 리그 칼링컵서 우승, FA컵까지 석권할 경우 3관왕은 물론 4관왕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현재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FA컵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잡아야 7년 만에 트레블 신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시즌 내내 감독끼리도 설전을 벌여 라이벌이 된 두 팀이 FA컵에서 꿈의 맞대결을 벌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osen.co.kr 무리뉴 첼시 감독-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