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사들이 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31.요미우리)의 출전 경기를 모두 생중계한다. 케이블ㆍ위성 스포츠 전문채널 MBC ESPN은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원정경기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MBC ESPN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요미우리의 요코하마 원정 개막전을 현지에서 직접 생중계한다. MBC ESPN이 전격적으로 이승엽의 원정경기 중계에 뛰어든 것이다. 이로써 SBS 스포츠가 이미 요미우리 홈경기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데 이어 원정경기까지 안방에 생중계되게 됐다. 한마디로 이승엽이 출전하는 전경기를 양 스포츠방송들이 돌아가면서 커버하는 셈이다.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도 갖고 있는 이들 방송사들이 일본야구를 중계하게 됨으로써 한국야구는 녹화중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야구와 일본야구 중계권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양 방송사는 또 다른 케이블 방송사에서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을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나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사들이 잇따라 일본야구 중계 경쟁을 펼치는 것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긴장하고 있다. KBO의 고위 관계자는 “양 방송사는 다른 채널을 확보해 국내 프로야구도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일본야구 중계로 팬들의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조만간 중계방송과 관련된 대책회의를 가질 계획”이라며 대책 마련에 나설 뜻을 밝혔다. 올 시즌 관중 400만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는 한국야구로서는 ‘이승엽 출전 전경기 중계’라는 복병을 만나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승엽의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야구와 경기 개시시간(평일 오후 6시)을 똑같이 맞춰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야구계는 방송사들이 이익을 쫓아 일본야구 중계에 나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독점계약을 앞세워 타 방송사의 국내야구 중계까지 막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로 여기고 있다. 그동안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했던 방송사들이 한국야구 관중몰이에 저해 요인이 되며 등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 돼가고 있다. sun@osen.co.kr 지난해 요미우리 개막전 입장식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