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영화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0편이 넘는 영화가 제작돼 개봉했지만 올 초반 개봉한 영화들은 지난해 개봉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올 설 연휴에도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한 한국영화는 3월 들어 외화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렇듯 한국영화의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월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필두로 한 외화의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영화의 반전의 첫 포문을 여는 것은 3월 29일 개봉하는 박용우 남궁민 주연의 ‘뷰티풀 선데이’와 차승원 유해진 주연의 ‘이장과 군수’다. ‘뷰티풀 선데이’는 원죄를 가진 두 남자의 이야기가 얽혀있고 마지막에 반전이 숨어있어 관객들의 기대를 자극한다. 그리고 지난해 ‘국경의 남쪽’의 부진을 씻고 코믹연기 대결에 나선 차승원과 유해진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식목일인 4월 5일에는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가 개봉한다. 느와르와 액션을 결합한 ‘우아한 세계’는 4월 개봉하는 한국영화 중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밖에서는 무서운 조폭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남다른 40대 가장 역을 맡은 송강호의 연기와 ‘연애의 목적’으로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의 연출력, ‘일본 영화음악의 귀재’ 칸노 요코의 참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월 12일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과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천년학’이 개봉한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김한민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섬 주민이 단 3일 만에 모두 사라진 미스터리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출연했던 박해일이 또 한번 미스터리에 도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천년학’은 이청준 작가의 ‘선학동 이야기’를 바탕으로 앞이 보지 못하고 사랑을 가슴에 묻은 송화와 늘 송화를 바라봤던 동호의 사랑에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은 해외 유수 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 4월 19일에는 박기웅 이청아 주연의 코믹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와 김기덕 감독의 ‘숨’, 양진우 김정화 주연의 ‘파란 자전거’, 박신양 서신애 예지원 주연의 ‘눈부신 날에’ 등 4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4월 26일에는 작품성이 뛰어난 저예산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와 ‘달마야 놀자’의 시나리오를 썼던 박규태 감독의 입봉작 ‘날아라 허동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4월 한국영화들이 초반 부진을 딛고 대거 개봉한다. 하지만 이렇다 할 기대작이 없다는 것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각 영화가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외화의 공세에 앞서 4월 한국영화의 자존심이 지켜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