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우세, 이다해 한은정의 약진.’ 괴물 드라마 ‘주몽’ 이후의 월화 드라마 패권 다툼이 ‘고현정 우세’로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다. 고현정이 주연한 MBC TV 새 월화극 ‘히트’가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더 많이 끌어 모으면서 월화극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3월 20일 밤 방송분의 월화 드라마 판도를 보면 MBC TV ‘히트’가 17.4%, KBS 2TV ‘헬로 애기씨’가 14.4%, SBS TV ‘사랑하는 사람아’가 11.8%를 각각 기록했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집계한 시청률도 대동소이하다. 결국 고현정을 앞세운 ‘히트’가 1차전에서는 판정승을 거두는 형국이다. 고현정의 ‘히트’는 일단은 화려한 볼거리가 강점이다. 그 동안 우리 드라마에서 형사물을 많이 다루긴 했지만 ‘히트’는 볼거리 면에서 종전의 형사물과 차이가 있다. 범죄의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고 범죄 현장을 누비는 형사들의 연기도 비교적 그럴듯하다. 이다해의 ‘헬로 애기씨’는 낯선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물오른 이다해의 ‘개인기’가 빛나고 있다. 순진한 수하(이다해 분)는 피라미드 회사에 빠져 상품만 덤터기로 뒤집어 쓰는가 하면 모델 컨테스트에 참가해 좌충우돌 한다. 카메라가 모델 참가자들의 화려한 의상과 늘씬한 몸매를 훑고 다니지만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데는 한계가 보인다. 한은정의 통한의 연기가 돋보이는 ‘사랑하는 사람아’는 갓 시작한 두 드라마와 달리 극이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자를 빼앗기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까지 뺏길 위기에 처한 한은정의 원한 가득한 연기는 화면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지만 내용의 진부함을 떨치기에는 역시 힘에 부친다. 새 드라마에서의 승부는 ‘새로운 볼거리’에서 앞서고 있는 ‘히트’가 주도권을 잡는 것이 당연한 귀결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히트’는 언제든지 뻔한 멜로로 전환할 커다란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1, 2회가 방송되는 동안 몇 차례나 등장한 ‘형사반장’ 고현정의 술 취한 모습은 벌써부터 볼썽사납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이다해가 보여주는 풋풋한 매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어 언제 치고 올라올 지 모른다. 결국 ‘주몽’ 이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월화극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