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계는 단적으로 ‘음반시장 불황’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음악 관계자들은 ‘음반 판매량의 감소가 가요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한다. 분명 음반 판매량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가요계는 정말 불황일까? 사실 음반 판매량의 감소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가수의 노래를 담은 카세트 테이프는 CD로 진화했고, 이제는 디지털 음원으로 그 모습을 바꿨다. 이렇듯 그 형태가 변해가는 이유는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하드웨어 때문이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비는 카세트에서 CD플레이어로 바뀌었고, 이제는 MP3플레이어가 대세다. 이렇듯 새로운 하드웨어가 개발됨으로써 음원도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변형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가요 관계자들이 말하는 ‘음반시장 불황’은 어디까지나 테이프나 CD와 같은 오프라인 판매를 지칭한다. 하지만 MP3가 대세인 상황에서 테이프나 CD를 음반 판매량을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신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음원의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 인기를 반영하는데 필수적이다. 과거 소리바다로 대변되던 P2P는 저작권과 관련한 문제를 야기했다. 그 이후 음원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졌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음원이 거래된다. MP3 파일로 변형된 음원은 다운로드를 거쳐 음악팬들의 PC나 MP3 플레이어에 담기고, 각종 홈페이지의 배경음악이 된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휴대전화 벨소리나 컬러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그 모습은 바뀌었지만 음악은 늘 사람들의 곁에 존재한다. 오히려 과거보다 음원 활용의 다양성이 열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처럼 음악을 대하는 상황이 변한 만큼 가요계를 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테이프나 CD는 더 이상 가요계를 반영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음원의 경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때라는 말이다. 지난해 5월 음반제작자들과 가수들이 제기한 음원 수익률 배분을 바꾸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음원이 아직 불완전하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방법들이 동원돼 과거와 달리 유통경로가 안정돼 가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보다 다운로드 수치 파악이 더 정확하다는 이점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음반이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음원으로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pharos@osen.co.kr 지난해 5월 27일 음원 수익률 배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던 음반제작자들과(앞줄) 가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