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배우가 뒤를 받쳐주고 있으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반부터 바람을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언젠가는 저력을 발휘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만드는 그런 배우 말이다. 오대규(39)라는 반듯한 배우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최근 오대규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는 아침드라마 하나가 시쳇말로 떴다. SBS TV 아침 일일드라마 ‘사랑도 미움도’(이근영 극본, 배태섭 연출)가 바로 그 작품이다. ‘사랑도 미움도’의 3월 20일치 방송분은 17.7%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을 기록했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20%에 근접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예사 일이 아니다. 드라마의 대표 얼굴을 자임하면서 방송사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는 미니시리즈도 한 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아침드라마와 미니시리즈를 대놓고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시청률 수치가 주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오대규의 이런 흥행성적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오대규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이 벌써 5개째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 정도면 베스트셀러보다 더 의미 있는 스테디셀러다. 최근 3년 동안 오대규는 SBS TV의 ‘작은 아씨들’(2004),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2005), ‘나도야 간다’(2006)에 출연했고 KBS 2TV ‘황진이’(2006)에도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뜨거운 박수소리를 뒤로 한 채 막을 내렸다. 비록 첫 출발은 시끌벅적하지 못했더라도 마지막에는 항상 웃었다. 오대규라는 배우가 지닌 모범생 이미지처럼 말이다. 주말극장 ‘작은 아씨들’은 오대규의 가치를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이었다. 드라마 중간에 건태라는 드라마 작가로 투입됐지만 미득 역의 유선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당시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생 뭐 있어?”라는 대사는 대한민국 사람이 다 아는 유행어가 됐다. 결국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넘기며 4회 분량이 연장방송 됐다. SBS 드라마스페셜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도 이세은과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뒷심을 발휘, 17%를 넘기며 종영했고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 또한 마지막 방송 시청률 19.7%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연기자 데뷔 후 처음으로 아침드라마에 출연한 오대규는 ‘사랑도 미움도’마저 기어코 성공작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조용한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오대규는 “내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캐릭터와 드라마 상의 캐릭터가 조화가 잘 돼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다양한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