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뇰 귀네슈(55) FC 서울 감독이 자신에게 '입으로' 딴죽을 걸었던 차범근(54) 수원 감독에게 '몸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K-리그 초반 강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1일 3만 5993명의 올 시즌 최다 관중이 지켜본 가운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벌어진 수원과 경기에서 4-1로 승리를 거두면서 올 시즌 들어 정규리그와 컵대회서 5전 전승을 기록, '명장'의 이름값을 하고 있는 귀네슈 감독의 축구 철학은 바로 '공격축구'다. 귀네슈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항상 "팬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중심에 바로 '공격축구'가 있었다. 그는 올 시즌 '공격축구'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골을 넣은 것은 공격수들이 할 임무이지만 공격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수비수들도 패스할 때는 자기 팀의 공격수들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수원과의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우선 서울의 공격진들은 수원의 진영을 끊임없이 휘저으며 공간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했다. 특히 박주영과 정조국은 상대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몸놀림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이을용과 기성용이 찔러주는 볼을 슈팅으로 연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이을용은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선수라고 불릴 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만약 박주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이날 최고 수훈 선수는 이을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민성도 종전의 모습과 다르게 공격과 수비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비진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그리고 귀네슈 감독은 골이 많이 나오는 '공격축구'를 위해서는 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강조해왔다. 그는 "텅 빈 관중석을 보는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없다. 최소한 3만 명 이상 관중이 찾아와 자신의 팀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야 선수들도 더욱 골을 넣겠다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공격축구'라 하면 골이 많이 나오는 축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명장'의 생각은 달랐다. 선수들은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하고 많은 관중들은 그들의 경기력에 찬사를 보내는 것이 바로 '공격축구'의 필수 수 요건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올 시즌 초반 FC 서울과 귀네슈 감독의 돌풍이 태풍으로 변해 K-리그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