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뉴욕 메츠 박찬호(34)의 등판일이 아직까지 공시되지 않고 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애런 실리를 선발로 내세운 메츠는 다음날인 세인트루이스전 선발로 올란도 에르난데스를 예고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등판 예정 투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찬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4일 휴식 간격을 꼬박 지켜왔다. 지난 3일 메츠 마이너리거들과의 시뮬레이션게임을 시작으로 8일 보스턴전, 13일과 18일 워싱턴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예정대로라면 실리가 나선 23일, 늦어도 24일에는 4번째 시범경기에 나서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판이 지체되고 있다. 현재 메츠는 박찬호를 정규시즌서 박찬호 기용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진 듯하다. 신예 마이크 펠프리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부진한 박찬호의 보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뉴욕 언론의 분위기는 박찬호가 불펜의 한 자리, 정확히 표현하면 롱릴리프를 맡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유력지 는 23일 펠프리의 5선발 기용을 전제로 박찬호가 불펜투수로 기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 호르헤 소사, 조 스미스, 존 앳킨스 등과 함께 롱릴리프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츠 공식 홈페이지 역시 같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홈페이지의 마티 노블 기자는 '선발 후보인 박찬호와 실리 중 한 명이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호를 중간계투로 기용할 방침이 확실하다면 메츠 수뇌진으로선 남은 시범경기 동안 박찬호를 구원투수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선발 시험이 실패했다고 판단될 경우 오히려 이 같은 방안이 현실적일 수가 있다. 등판일이 지연되는 데에는 이러한 속사정도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속단은 금물이다. 롱릴리프 후보라는 실리가 예정대로 23일 경기에 선발등판한 점에 비춰볼 때 박찬호만 시범경기서 구원투수로 기용할 확률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투구 메카닉의 문제점이 드러난 박찬호를 위해 시간을 좀 더 주기 위한 배려의 성격일 수도 있다. 메츠는 오는 25일 볼티모어, 플로리다와 스플릿스쿼드 게임을 치른다. 선발 투수 2명이 한꺼번에 필요한 만큼 박찬호가 이날 한 경기에 등판할 공산이 있다. 26일 휴스턴전에 펠프리가 다시 나서는 점을 감안할 때 박찬호가 이날 경기에 나설 전망은 매우 밝다. 다만 관건은 선발투수로서 다시 한 번 테스트를 받을지, 아니면 불펜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구원 투수 경험을 쌓을지에 있다. 25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면 박찬호는 시범경기 폐막 이전 한 차례 더 투구가 가능하다.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마지막 시험무대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한편 그간 부진을 보였던 실리는 애틀랜타전서 5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오랜만에 호투를 펼쳤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