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국 액션대작의 메카로 뜬다
OSEN 기자
발행 2007.03.23 09: 53

항도 부산이 한국 액션 영화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조폭 세계 등을 그린 액션 대작들은 너 나 할것없이 주요 촬영지로 부산을 점찍는다. 왜 부산일까? 영화 제작자들은 "부산시와 부산 시민들이 영화 촬영에 가장 협조적"이라고 그 첫째 원인을 말한다. 대규모 거리 몹 신(군중들이 몰려드는 장면)이나 시가지 격투, 자동차 추격전 등이 필수 조건인 액션 대작에서 시와 시민의 촬영 협조는 절대적이다. 차량 통행까지 막고 진행하는 카 액션은 많은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거리 몹 신도 인파의 흐름을 차단한다. 그럼에도 부산 시민들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액션 대작의 촬영지들을 관광 명소로 만들어가며 영화 사랑을 불태우고 있다. 아시아 최고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의 무대답게 영화 도시로서의 자부심이 도시 곳곳에 스며드는 중이다. 2001년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물꼬를 튼 '친구'가 부산의 구석 구석을 보여준게 시발점이다. 장동건 유오성 서태화 정운택 등 4명의 소꼽친구가 각각 다른 인생 항로를 선택하면서 빚어지는 폭력과 살인, 우정과 갈등을 묘사한 이 수작은 전국 800여만명 관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자칫 부산이 '폭력 도시'로 비춰질수 있는 액션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에 쏟아진 부산 시민들의 애정은 컸다. 거친 남성상이 두드러지는 부산의 이미지와 억센 사투리, 2000년대와 1960년대를 고루 갖춘 대도시의 명암도 액션 감독들의 발걸음을 항도로 향하게 했다. "고마해라, 마니 묵었다 아이가." 죽음을 앞두고 낮게 깔리는 장동건의 부산 사투리는 정작 부산 시민들이 듣기에 다속 어색했을지 몰라도 극중 사나이들의 폭력 세계를 결산하는 어투로 딱 들어맞았다. 지난해 황정민 류승범 주연의 액션 누아르 '사생결단'이 부산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약이 난무하는 환락가 뒷골목과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라스트 부두 신에서 활화산마냥 활활 타올랐다. 부산이 아니면 제공할수 없는 분위기였다. 경남이 고향인 황정민과 달리 류승범은 부산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몇달을 고생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곧 개봉할 송강호의 '우아한 세계'다. 조직 폭력에 몸을 담았지만 집에서는 평범한 직장인 가장이고 싶은 한 중년의 이야기다. 지난해 9월 부산 장산역 앞 6차선을 통제하고 주인공 인구(송강호)가 조직에 쫓기는 장면을 찍는 등 여느 액션 대작에 못지않게 거리 촬영이 많았다. 그러나 촬영 당시 부산영상위원회와 관할 경찰서는 차량 우회도로 안내와 질서유지 등을 위해 주변에 안전요원과 경찰관 수십여명을 배치했고 홍보전단까지 뿌렸다. 이에 송강호는 지난달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촬영에 협조해준 부산 시민들께 정말 감사하다. 통행에 불편을 끼쳐 최송하고 시민들이 기대하는 만큼 멋진 장면으로 보답하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산실이 된 뉴욕, LA처럼 한국영화의 산실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게 요즘 부산이다. mcgwire@osen.co.kr '친구' '사생결단' '우아한 세계'의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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