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찍으면 안될까요". 최희섭(탬파베이)의 마이너리그 강등과 함께 KIA가 최종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동안 KIA는 해외파 선수 우선 지명을 앞두고 최희섭과 김병현(콜로라도)을 놓고 선뜻 결정을 못내렸다. 무게중심은 최희섭에 있지만 김병현에 대한 미련 때문에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희섭이 23일 결국 템파베이 빅리그 잔류에 실패하고 마이너리그로 떨어졌다. 이미 최희섭이 한국 언론을 상대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면 국내 복귀도 생각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복귀 여부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KIA는 두 선수 가운데 현실적으로 복귀 가능한 선수를 지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엔트리 진입이 확실한 데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국내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KIA의 무게중심은 이미 복귀 의사를 밝힌 최희섭 쪽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정재공 단장은 "이미 마음속으로 선수는 결정됐다"면서도 "고위층의 최종 결재를 받아야 된다. 빠르면 다음주 초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최종 대상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김병현에 대한 강력한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김병현이 복귀한다면 마운드의 힘은 월등히 강해진다. 1루수 최희섭을 데려오면 포지션 중복 등 만만치 않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다른 팀이 김병현을 지명하고 복귀를 성사시키는 KIA로서는 최악의 경우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고민의 흔적은 정재공 단장의 말에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 22일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일 최희섭을 지명한다면 다른 팀에서 김병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만일 김병현이 온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물론 그럴 가능성은 크지는 않겠지만 우리로선 정말 골치 아픈 일이다"고 고민스러움을 밝혔다. 그래서 "아예 둘 다 뽑으면 안되겠는가"라고 하소연까지 했다. 과연 최희섭이 될지, 아니면 김병현이 될까. KIA의 최종 선택이 어떤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