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영화가 아버지를 주목하고 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자식을 위한 애틋한 정,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벗어나 자신의 희망을 추구하는 등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이 한국 영화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4월 개봉을 앞둔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 ‘눈부신 날에’의 박신양, ‘날아라 허동구’의 정진영이 선봉장 역할을 한다. ‘우아한 세계’는 과장 부장이 아니라 형님이라 불리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가장 강인구(송강호 분)의 이야기. 인구는 전원주택에서 가족과 우아하게 살고 싶은 소망을 위해 조직의 일도 열심이고, 아버지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지만 가족은 조직 일을 그만두라고 하고, 조직에서는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고뇌하게 된다. ‘눈부신 날에’의 우종대(박신양 분)는 3류 인생을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자신에게 7살 된 딸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던 종대는 서서히 딸 준이에게 마음을 열지만 준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준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날아라 허동구’는 IQ60인 아들을 둔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를 그린 영화. 언제 어디서나 물을 따라주는 것은 좋아하는 아들에게 정수기라는 최대의 적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가슴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를 그린다. 그리고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이 한창인 ‘귀휴’의 신현준과 허준호, ‘아들’의 차승원도 애틋한 부성애를 표현한다. 또 촬영이 한창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즐거운 인생’은 스트레스에 둘러싸인 우리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소재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아버지들을 그린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아버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 대해 더 주목했고, 아버지는 주변 인물로만 보여졌다. ‘말아톤’, ‘안녕, 형아’, ‘맨발의 기봉이’, ‘허브’가 그 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아버지를 중심인물로 끌어들이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올 초 관객들의 분노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던 ‘그놈 목소리’는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의 애타는 심경을 표현하면서 그 중심은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에 더 중점을 뒀다. 스크린 중심으로 나선 아버지들이 최근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