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 TV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의 웬트워스 밀러가 국내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3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회견 및 팬미팅에서 웬트워스 밀러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를 전했다. 웬트워스 밀러는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형을 구하기 위해 탈옥을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운 후 형이 있는 교도소로 들어가는 마이클 스코필드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가 3월 초부터 국내 케이블 방송 수퍼액션을 통해 방송되기 시작하면서 ‘미드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극중 이름인 스코필드를 음차해 ‘석호필’이라는 애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더 유명하다. 의류 브랜드 빈폴 진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한국을 찾은 웬트워스 밀러가 기자회견 및 팬미팅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일주일간 제일모직 홍보팀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웬트워스 밀러는 시종일관 예의바르고 진지한 태도로 성심성의껏 질문에 답했으며 곰 인형을 전달해준 팬들과 직접 포옹을 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특히 대학시절 아카펠라 그룹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웬트워스 밀러는 박경림의 짓궂은 부탁에도 불구하고 ‘Happy Birthday To You' 노래를 즉석에서 불러주기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웬트워스 밀러는 “나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으며 23일 저녁 한국을 떠나기 전 창덕궁 내 비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은 웬트워스 밀러와의 일문일답. -한국 팬들이 많이 있다는 것 알고 있었나. ▲한국에서 내 애칭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당히 존경을 받는 역사적인 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든 애칭이라 들었는데 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프리즌 브레이크’가 국경, 문화,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고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대해 소감은. ▲너무 멋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돼 기쁘다. 이 작품을 하게 돼 좋은 점은 배우로서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국내시장보다 외국시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에서 제작이 되도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해외에서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도 문이 열리게 됐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 -검은 머리에 당당한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들었는데 한국여성은 어떤가. ▲바로 이 자리에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당당함은 참 매력적이다. 유머감각이 있고 자기만의 스타일과 자신감이 있고 당당한 여성이 좋다. 또 검은 머리의 여성이 이상형이다. -빈폴진 광고 촬영은 마음에 들었나. ▲빈폴진 가족의 일원이 돼 기쁘다. 빈폴 진과 프리즌 브레이크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창의력, 장인정신, 혁신적인 사업, 가족을 사랑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 마음, 최고의 제품과 작품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비슷한가. ▲비슷한 점이 많다. 연구에 대한 존경심, 질서에 대한 존경심, 뚝심,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희생정신이 비슷하다. 하지만 극중 캐릭터는 극단적이고 집착하는 성향이 강한 인물이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학교 다닐 때 수학과 과학을 참 무서워했기 때문에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웃음). -자신만의 UCC를 제작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 ▲요즘은 사생활과 배우라는 직업의 세계가 구분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어떤 배우들은 파티나 클럽에서 즐기는 개인적인 모습이 노출이 되면서 배우라는 일보다 사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받게되는 것 같다. 반면 나는 지루하고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나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 이 작품이 나의 UCC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일정이 바빠서 이틀만에 떠나야한다. 하지만 내 친구 중 한명이 10년 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유채꽃, 화산 등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해줬다.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다. 대신 오늘 저녁에는 떠나기 전에 비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드라마 속 문신을 지금 보여줄 수 있나. ▲문신은 없다. ‘프리즌 브레이크’를 찍으면서 문신을 새기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웃음). 한번 새길 때마다 45시간씩 걸리기 때문에 50여개의 퍼즐 조각을 짜 맞춘다고 생각하면 된다. 촬영 있는 날 아침에 문신을 새기고 저녁에 지우는 일을 반복한다. 드라마의 특성상 문신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겠지만 참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다. 내가 맡은 캐릭터도 문신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극중 인물처럼 실제로도 계획성 있고 치밀한 성격인가. ▲치밀하게 계획을 하고 대안을 생각한다면 참 좋겠지만 안 그런 편이다. 어떻게 보면 배우 일을 시작했을 때 다른 차선책이 있었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이 항상 “믿음을 가져라”라는 말을 자주하는데 배우생활을 시작했을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 혼자만 내 성공을 믿는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무관심한 것 같았다. 그래도 꾸준히 해왔고 어찌 보면 다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차선책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배우생활을 하다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거울 보면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나. ▲누구나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는 눈이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내 눈은 내 가족, 친척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가족이 참 중요하다. 내 조상이 누구인지 어느 가족에 속해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등은 가족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고 가족을 통해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눈을 가장 아낀다. hellow0827@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