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장혁이 MBC TV ‘고맙습니다’ 방송 2회 만에 안티를 지지층으로 돌려놓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3월 21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고맙습니다’의 뚜껑이 열리자 가장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은 바로 장혁. 장혁은 극중에서 냉정하고 난폭하며 건방지지만 푸른도에서 영신(공효진 분)과 이봄(서신애 분)을 만나면서 점점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민기서 역을 맡았다. 1,2회 방송이 나가자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장혁의 연기를 칭찬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물론 공효진과 서신애에 대한 반응도 뜨겁지만 한때 병역비리와 관련해 안티들의 표적이 됐던 장혁을 향한 이 같은 반응은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기서의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모습 이면에 있는 연민과 안쓰러움이 장혁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동화돼 잘 맞아떨어진 것. 또한 한층 깊이가 생긴 연기력과 눈빛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명랑소녀 성공기’에서의 기태도 ‘싹퉁기태’였다. 하지만 ‘싹퉁기서’는 그때의 기태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조금 더 성숙된 남성미가 더해졌고 깊이 있는 아픔도 더해졌고 여유로운 자연스러움이 더해졌다”, “배우 장혁에게 고맙습니다”, “군대 문제가 아니고도 왠지 장혁이 싫었는데 편견이었던 것 같아요” 등 놀랍게도 칭찬일색이다. 좀처럼 안티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사실 장혁이 ‘고맙습니다’에 복귀한다는 언론의 보도가 났을 때 네티즌의 반응이 그리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병역비리로 물의를 일으켰던 배우들 중 가장 먼저 복귀하게 된 그였기에 네티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 것. 자숙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맙습니다’를 만나면서 조금씩 시청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맙습니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을 자극할 만한 선정적이고 감각적인 요소는 내포돼있지 않지만 동화 속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고요한 섬 마을을 배경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사실 장혁 역시 생각보다 빠른 복귀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배우라면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좋은 드라마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위의 조언으로 ‘고맙습니다’를 5년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선택하게 됐다. 장혁 소속사 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장혁 씨 본인은 많이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었지만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혁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아직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아서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군대에 갔다 와서 출연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에 걱정이 됐는데 시청률도 잘 나오고 분위기가 좋아서 기분 좋다”며 “연기가 안정돼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고맙습니다’의 캐스팅은 이미 군 제대 전, 휴가 나왔을 때부터 결정된 사항이었다. 그러다보니 캐릭터를 분석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제작진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며 “장혁 스스로도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졌던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아직 2회밖에 방송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지 쇄신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은 어쩌면 조금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민감한 군 문제로 한때 대중의 외면을 받았던 연기자가 방송 2회 만에 이 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이다. 앞으로 이에 안주하지 않고 기서라는 인물이 푸른도 마을 사람들과 동화돼가는 모습을 장혁만의 스타일로 진지하고 겸손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무난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