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호투' 박찬호-김병현, 향후 전망은?
OSEN 기자
발행 2007.03.25 03: 54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선발 탈락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박찬호(34.뉴욕 메츠)와 탈락이 확정된 김병현(28.콜로라도)의 올 시즌 전망은 안개에 휩싸여 있다. 이들은 최근 등판에서 약속이나 한듯 최고의 피칭을 펄쳤지만 대세를 뒤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박찬호의 경우 그간 부진을 씻는 쾌투를 25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선보였지만 선발진입은 힘들어 보인다. 이미 마이크 펠프리라는 경쟁자가 한 발 앞서 있는 데다 이날 3이닝 투구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메츠 수뇌진의 시선은 박찬호 보다는 펠프리에게 쏠린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박찬호가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점, 스프링캠프가 막판으로 치달을 수록 선발투수에게는 5이닝 정도 투구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는 박찬호를 롱릴리프 후보로 점찍었다고 볼 수 있다. 3회말 공격 때 자신 대신 대타가 나서자 박찬호는 윌리 랜돌프 감독에게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랜돌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일단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경쟁자인 애런 실리 역시 최근 등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점에 비춰볼 때 롱릴리프를 낙관만 할 수 없다. 남은 등판에서 볼티모어전의 호조를 이어갈 경우에만 개막전을 메이저리그에서 맞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할 경우 박찬호가 25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단 팀과 함께 움직인 뒤 선발진의 부상 등 변수를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메츠 선발진이 고령화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 초반 박찬호가 선발 기회를 잡을 공산이 있다. 조시 포그에게 5선발 자리를 빼앗긴 김병현은 별 수 없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할 처지다. 본인이 선발잔류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실은 그의 바람과 달리 흐르고 있다. 김병현은 역시 롱릴리프 자리를 굳혀야 하는 상황이다. 콜로라도는 라몬 라미레스, 매니 코파스와 김병현 가운데 2명을 구원투수로 기용할 방침이어서 일단 이들을 제치는 게 급선무다. 개막전 이전 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다행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때 오클랜드가 '선발투수' 김병현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흥미를 거두어들였다. 는 이적과 관련해 25일 텍사스, 캔자스시티, 플로리다가 '구원투수' 김병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남은 시범경기 동안 콜로라도는 이들 구단에 선보이기 위해 김병현을 구원투수로 기용할 수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트레이드 성사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김병현 본인이 선발을 고집하는 데다 신문에 따르면 마무리를 제외한 불펜 보직에 김병현이 불만을 내비치고 있어 이들 구단이 실제 김병현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이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김병현은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롱릴리프와 임시선발을 맡은 '맙업맨'로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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