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사랑에 미치지 않는, 주말 TV
OSEN 기자
발행 2007.03.26 08: 24

SBS TV 주말 특별기획 ‘사랑에 미치다’(권기영 극본, 손정현 연출)와 MBC TV ‘케세라세라’(도현정 극본, 김윤철 연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시청률이 좀처럼 꿈틀거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집계한 3월 25일 방송분의 시청률은 ‘사랑에 미치다’가 9.0%, ‘케세라세라’가 8.8%에 머물렀다. ‘사랑에 미치다’는 MBC TV ‘하얀거탑’이 끝난 이후 반사 이익을 조금 보는 듯 하더니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케세라세라’는 ‘하얀거탑’의 후광을 전혀 얻지 못한 채 처음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이들 작품과 경쟁하고 있는 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5일 방송분 시청률이 29.4%를 기록한 ‘대조영’은 ‘하얀거탑’에 매료됐던 시청자를 흡수하면서 주말 안방 심야 드라마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 두 드라마의 부진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다루고 있지만 그 보편성이 일부 마니아들만이 즐기는 특수 가치가 됐다는 점이다. 드라마의 제목과는 달리 시청자들은 좀처럼 ‘사랑에 미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사랑에 미치다’와 ‘케세라세라’가 완성도가 떨어지는가 하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이 두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이미연 윤계상 이종혁(사랑에 미치다), 에릭 정유미 이규한(케세라세라) 등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진지하다 못해 절절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공감대의 폭이 급작스럽게 좁아지고 있다는 게 난제다. 예전 같으면 이런 현상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 이름만으로 시청자들 대거 몰고 다니던 화려한 배우들이 등장하고 시대를 뛰어넘어 가장 보편 타당한 주제인 ‘사랑’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쉬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결국 사랑이라는 주제가 너무 식상해 졌다는 것 밖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너도 나도 남발한 나머지 효용이 바닥에 떨어져 버린 재화가 돼 버렸다. 좀처럼 ‘사랑에 미치지 않는’ 시청자들, 순식간에 입맛이 변해버린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제작자들은 어떤 작품들을 내놓아야 할까. 그 고민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100c@osen.co.kr ‘사랑에 미치다’주연배우인 윤계상과 이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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