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필과 다니엘 헤니, 그 혼혈의 미학
OSEN 기자
발행 2007.03.26 08: 29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와 다니엘 헤니는 닮은꼴이다. 각각 드라마 한편씩으로 한국의 여심을 뒤흔든 영어권 꽃미남 스타라는 사실외에 또 무슨 공통점? 이 둘은 독특한 매력과 개성이 솔솔 풍겨나오는 혼혈의 미학을 갖췄다. 혼혈 스타들의 특징은 어느 나라, 어떤 무대에 서도 이국적이라는 점이다. 석호필이 그랬고 다니엘 헤니도 그렇다. 우수에 찬 그들의 눈빛은 드라마 속이건, 현실 사회건 늘 먼 곳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어느 한구석 손 볼 데 없이 완벽한 용모를 갖춘 덕분에 신비감을 더한다. 서울 강남의 날고 뛰는 성형외과 의사라도 이 둘이라면 돈벌이를 포기할듯 싶을 정도다. 몸매? 기성복 청바지를 늘려 입어야할 긴 다리에 각진 가슴 근육, 잘룩한 허리가 보는 사람을 감탄게 한다. '옴메! 기죽어'다.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조연으로 출연한 헤니는 그 후 1년여를 국내 CF계의 남자 지존으로 지냈다. 가전 식품 패션 등 온갖 분야의 광고에 불려다녔고, 연속으로 영화 주연까지 맡았다. 아직 연기와 한국어 실력은 외견에 훨씬 못미침에도 인물 하나에 가산점을 매긴 제작자들은 '헤니 헤니'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관객들은 꽃미남 스타 10명을 갖다 세워도 재미없는 드라마와 영화에 시간을 쏟지 않는다. 그를 앞세운 드라마 '봄의 왈츠'와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영화 '마이 파더'를 개봉한다. 헤니는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영어권 백인 사회에서 자란 그의 인종적 정체성은 석호필에 비해 간단하다. 지난 주 한국을 방문했던 석호필의 피는 그야말로 인종 전시장 수준이다. 미국의 연예주간지 'TV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흑인 아버지는 자마이카, 영국, 독일, 인디언 체로키족의 피를 받았고 백인 엄마는 러시아, 프랑스, 시리아, 레바논, 덴마크 혈통을 가졌다"고 했다. 흑 백 혼혈에서 대개 흑인 우성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석호필은 외모상 백인에 가깝다. 그렇지만 정작 그 는 자신을 백인이나 흑인, 어느 쪽으로 확연히 구분하는 외부 편견에 반발하고 있다. 그의 인생은 흑 백, 두 인종의 사이에 끼어서 늘 고민하는 처지였다고 한다. 헤니와 같이 무명의 석호필도 미국 한국을 통털어 드라마 한편으로 떴다. 미국 폭스TV의 탈옥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다. 인기 시리즈 '24'의 오프 시즌을 잠시 메워줄 대타로 기획됐던 이 드라마는 그 기발한 소재와 극적 전개로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드라마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불기 시작했던 국내의 '프리즌 브레이크' 바람은 올 초부터 웬만한 국내 드라마 시청률을 능가할 수준으로 드세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석호필이 있다. 국내 한 고가 의류 브랜드는 최근 전속 모델을 헤니에서 석호필로 바꿨다. CF계 최고의 완소남 자리를 혼혈 스타들끼리 바통을 주고받은 셈이다. 혼혈의 미학을 갖춘 배우들이 그 신비한 분위기를 앞세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경우는 숱하다. 대표적인 경우로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를 들수 있다. 혼혈 스타에 인색했던 국내 팬들도 헤니부터 석호필까지, 점차 이들의 가치와 매력에 높은 점수를 매기는 추세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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