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불펜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하게 된 박찬호(34.뉴욕 메츠)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박찬호는 27일(한국시간) 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팀이 중요하지 나 자신이 중요하진 않다"고 말한 박찬호는 "이제 내 임무는 구원투수다.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 시즌 중 선발투수를 필요로 할 때 내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꾸준히 선발 등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발 탈락을 통고받은 뒤 한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그가 마음을 돌리게 된 이유는 구단 수뇌진의 설득과 함께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 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보장된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으므로 개막전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본다"는 그는 "(시범경기에서) 기대에 못미친 점이 실망스럽다. 하지만 젊은 친구(펠프리)가 매우 잘 던졌으므로 (이렇게 된)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메츠는 박찬호를 필요로 한다. 듀애너 산체스, 기예르모 모타 등 시즌 초반 주축 구원투수들이 부상과 징계로 팀에 합류하지 못함에 따라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박찬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일단 숏릴리버로 시즌을 출발한 뒤 기회를 봐서 보직 이동을 노려보는 게 현실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구단이 박찬호를 방출이나 트레이드로 내보낼 가능성은 없다. 제 코가 석자인 구단 입장에선 박찬호처럼 어떤 위치에서든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 박찬호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일단 구단의 조치를 받아들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주어질 기회를 위해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박찬호에게 와신상담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