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존 축소, '작전'을 늘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말 국제대회의 잇단 참패 후 스트라이크존 축소책을 들고 나왔다. 아울러 마운드 높이를 낮췄고, 공인구 크기를 키웠다. 홈런 등 보다 많은 장타를 유도하고 많은 점수를 끌어내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런데 각 팀들이 6~7경기의 시범경기를 펼친 결과 이 개선책은 다소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양상이다. 홈런 등 장타가 늘어나는 쪽이 아니라 도루 등 작전을 거는 기동력 야구가 활개를 치는 추세다. 실전 감각과 약점 보완이 주목적인 시범경기부터 도루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김인식 감독의 한화만이 예외일 뿐이다. 이는 곧 김인식 감독 이외의 사령탑들이 공유하는 '스몰볼' 성향과 연관성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존 축소로 타자의 출루 가능성이 더 커지자 일발 장타 대신 '점수를 제조하는' 작전야구(도루-히트 앤드 런-런 앤드 히트 등)가 더 감독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타자는 잘 해봐야 7번 실패' '선취점이 중요하다'는 스몰볼의 철학을 사령탑들이 공유하는 한 스트라이크존 축소는 감독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비중을 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경기 시간 지연으로 이어져 야구의 긴장감을 떨어뜨릴 개연성이 크다. 시범경기부터 3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경기가 속출하는 점부터 조짐이 그렇다. sgoi@osen.co.kr 지난 25일 현대 유니콘스와 LG 트윈스의 수원 시범경기서 현대의 김일경이 1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