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아이 감독이 과연 이병규를 어디에 어떻게 쓸까. 지난 24일 요코하마와의 시범경기.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감독은 '이상한' 라인업을 시도했다. 시범경기인데도 지명타자가 아니라 투수를 선발 타순에 집어넣었다. 더군다나 그 투수의 타순은 9번이 아니라 8번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잭 매키언이 플로리다 감독 시절, 돈트렐 윌리스 선발 때 타격이 좋은 그를 8번에 기용한 적은 있다. 그러나 오치아이는 투수의 타격 솜씨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9번과 1번의 연결성에 주목한 듯하다. 이 결과 9번에 아라키가 들어왔고, 1번에는 이병규가 기용됐다. 2번 이바타-3번 후쿠도메-4번 우즈가 뒤를 이었다. 시범경기를 통틀어 이 타순 조합은 유일했다. 그 다음날만 해도 오치아이는 투수를 9번에 넣었고, 이병규는 5번으로 돌렸다. 그러나 오치아이는 시범경기 막판 이병규를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집중 테스트했다. 이병규는 "타순이야 상관없다"는 쪽이지만 최적의 득점 조합을 짜내야 하는 오치아이는 그렇지 않다. 결국 8번 투수-9번 아라키-1번 이병규 타순이 정규시즌에도 가동되면 이병규는 '2번타자 같은 1번타자'가 된다. 여느 용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발장타 능력이 떨어지는 이병규로서는 번트나 히트 앤드 런 작전 수행, 도루 등 공격적 베이스 러닝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백넘버 7번의 전임자였던 이종범처럼 말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