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종목에 나선다'. 호주의 멜버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국민적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한 '마린보이' 박태환(18, 경기고)이 오는 3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1500m 예선에 나선다. 자유형 1500m는 수영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종목으로 체격보다도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이다. 따라서 지구력이 강한 박태환은 자유형 1500m를 주종목으로 삼아 그동안 실력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은 14분 55초 03을 기록해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5분 벽을 뛰어넘기도 했다. 박태환이 자유형 15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역시 그랜트 해켓(27, 호주)이다. 해켓은 지난 10년간 자유형 1500m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말 그래도 자유형 1500m의 '제왕' 인 것. 박태환보다 신장도 15cm나 더 크고 기록 역시 20초 07이나 빠르다. 따라서 호주의 언론과 수영 전문가들도 해켓이 박태환에게 위협은 받겠지만 금메달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태환이 해켓을 넘어서기 위한 관건은 바로 작전이다. 박태환과 해켓은 이미 자유형 400m에서 맞붙어봤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어 어느 지점부터 스퍼트를 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도 박태환은 후반 들어 절묘한 타이밍에 스퍼트해 장린(중국) 마스다 다케시(일본) 등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호주의 언론들도 "1500m 골인 지점이 300m쯤 남았다 하더라도 박태환이 바로 뒤에 있다면 질지도 모른다" 는 전 올림픽 자유형 1500m 금메달리스트 키어런 퍼킨스의 말을 인용해 박태환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드디어 주종목에 나서는 박태환.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해켓에게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파란을 기대해 볼 만하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