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도사', 초대 손님 혼내기로 '인기'
OSEN 기자
발행 2007.03.29 08: 43

어느 프로그램이든 초대 손님은 환영받는 존재이다. MC는 게스트를 띄워주고 게스트는 묻는 질문에 잘 포장된 고운 말, 바른 말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MBC ‘무한도전’에 김태희가 나왔을 때도 유재석, 박명수 등 6명의 멤버들이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한때 KBS 2TV ‘여걸식스’에 매주 멋진 남자 연예인들이 나올 때마다 6명의 여걸들이 기꺼이 물세례를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처럼 ‘초대손님=왕’이라는 룰을 과감히 깨고 조금은 건방지고 조금은 위험한 토크를 즐기는 코너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MBC ‘황금어장’의 인기코너 ‘무릎팍도사’. ‘무릎팍도사’를 보다보면 ‘정말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솔직한 스타들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진다. 주영훈의 옛 열애설 관련 이야기, 계약 만료를 눈앞에 둔 가수 비에 대한 소속사 대표 박진영의 속마음, 이승환의 이혼 관련 발언, 짜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는 ‘몰래카메라’에 대한 이경규의 해명 등 정말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볼 수 없고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속 시원히 전해들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호동, 유세윤, 우승민으로 이뤄진 MC군단은 시종일관 게스트를 곤경에 빠뜨리고 당혹스럽게 만든다. 호통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사실을 추궁하며 몰아세우기도 한다. 오랜만에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차승원에게 “영화 홍보하러 나왔냐”는 직설화법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것이 좋은 예. 이 때문에 출연자들이 한결같이 “TV로 봤을 땐 재미있었는데 막상 나와 보니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말을 내뱉으며 혀를 내두를 수밖에. 녹화가 진행되는 3,4시간동안 스타들의 혼을 빼놓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표면적으로는 무례하고 다소 거친 부분이 있지만 그래서 더욱 속 시원해지는 방송이 되는 것 같다”, “‘무릎팍도사’는 출연하는 연예인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글 안올리는데, 정말 원 없이 웃었습니다”라며 환호하고 있다. 심지어 “‘무릎팍도사’로만 1시간 동안 방송해라”라는 요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릎팍도사’의 인기비결에 대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제작진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무릎팍도사’의 한 관계자는 “솔직하고 수위를 살짝 넘나드는 묘미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프로그램을 자극적으로 만들려고 작정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그동안 출연했던 게스트들이 조금은 이미지가 센 분들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연예인들의 포장된 모습이 아닌 솔직한 면모를 볼 수 있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게스트 위주로 돌아가는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출연자들의 약점을 파헤치는 다소 당돌한 진행방식이 처음부터 계획된 컨셉이었냐는 질문에는 “계획했다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다. 방송이라는 것이 원래 누구 한명이 시킨다고 해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그런 면에 있어서 우리는 팀워크가 참 좋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흘러가다보니 그 같은 컨셉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스타들 입장에서는 다소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예인들 역시 스타이기 전에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허점은 있는 법. 이를 감추지 않고 오히려 밖으로 끄집어내 솔직한 속마음을 내보이도록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게 만든 '무릎팍도사'의 인기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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