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병규, 日 정복을 위한 '절대 화두'
OSEN 기자
발행 2007.03.29 09: 15

요미우리 이승엽(31)과 주니치 이병규(33)가 대망의 2007시즌을 시작한다. 오는 30일 이승엽은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요코하마 구장), 이병규는 야쿠르트와의 홈경기(나고야돔)를 시작으로 일본정복에 나선다. 두 선수는 함께 출발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조건과 환경은 확연히 다르다. 일본 진출 4년째를 맞아 최고타자의 반열에 오른 이승엽은 45홈런 120타점을 노리고 있다. 팀 내에서는 간판선수 대우를, 대외적으로는 경계 대상 1호 선수라는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 일본 무대에 데뷔하는 이병규는 전경기 출장이 우선 목표다. 굳이 성적을 말하자면 2할8푼~3할 타율을 노리고 있다. 아직은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발선이 다르고 목표도 다른 두 선수의 절대 화두는 무엇일까. ■이승엽-견제와 진화 이승엽은 지난 25일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에서 굴욕을 당했다. 히로시마 벤치가 8회말 2사 2,3루에서 앞선 타자 오가사와라를 걸리고 이승엽을 택한 것이다. 좌완투수를 올렸고 이승엽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개막 초반 요코하마와 주니치 등은 좌완 선발투수들을 표적 등판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일 이승엽이 좌완 저격수들에 의해 초반부터 맥을 추지 못한다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처럼 요미우리 최고타자인 이승엽에 대한 견제와 분석을 통한 공략이 더욱 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각 구단의 전력분석팀은 이승엽에 대한 새로운 공략법을 세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승엽 역시 이 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진화를 해야 된다. 아울러 7억 5000만 엔(추정)에 이르는 최고 연봉자라는 꼬리표는 다른 팀 선수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시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지난해 처럼 말과 행동이 조심스러워야 되는 대목이다. 몸은 낮추고 실력을 높여야 된다. ■이병규-적응과 안정 이병규는 변화구 볼배합 등 기술적인 측면와 외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는 정신적인 측면과 싸워야 되는 이중고를 안게 된다. 이미 이종범 이승엽 등 일본야구 선배들이 겪었던 적응과정이 얼마나 짧아지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일본투수들의 공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정교하다는 것은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다. 자신의 약점만을 골라서 던지는 배터리의 볼배합에 대해서도 느꼈다. 2월부터 두 달 동안 분석했지만 이제부터는 피부로 느끼면서 적응해야 된다. 천재성을 갖춘만큼 적응시간이 빨라질 수도 있다. 외국에 살면 가장 두려운 게 인심이다. 자기가 몸담았던 고국의 팀을 떠나 외국팀에 가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진다. 말도 안통해 답답하고 문화적인 차이도 의외로 크다.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으면 쉽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진하게 되면 정신적으로도 심한 위축감을 느끼게 된다.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 등 모든 선배들이 겪었던 고통이었다.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빨리 되찾아야 되는 게 필수적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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