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 장혁 그리고 박정철, 그들은 진지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03.29 09: 42

“인생의 질을 살찌울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박정철이 3월 28일 SBS TV 새 주말 특별기획 ‘푸른 물고기’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면 누구나 한번쯤 했을 법한 바로 그런 이야기다. 박정철이 말한 ‘중요한 시간’은 2년 2개월의 군복무 기간이었다. 흔한 말로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고들 한다. 그 말이 배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통하고 있다. 최근 군 제대 연기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줄줄이 돌아오고 있는데 그들이 받아 든 성적표가 예사롭지 않다. 군대가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연기에 깊이가 생겼다는 평이다. SBS TV ‘사랑에 미치다’에 출연하고 있는 윤계상이 그렇고 MBC TV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장혁이 그렇다. 윤계상은 ‘사랑에 미치다’를 통해 가수 겸 연기자에서 전문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윤계상은 군입대 전에도 영화 ‘발레 교습소’,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이라는 작품을 하기는 했지만 가수 겸 연기자의 선입관을 씻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사랑에 미치다’에서의 윤계상은 더 이상 여린 소년이 아니었다. 운명 같은 사랑에 몸서리 칠 줄 알고, 사랑을 가로막는 암담한 현실 앞에 온몸을 내던지며 울부짖을 줄 아는 연기자로 바뀌어 있었다. 인생을 관조하는 힘을 얻어 오기는 장혁도 마찬가지이다. ‘고맙습니다’에서 외과 레지던트 4년차 민기서 역으로 출연 중인 장혁은 한층 세련된 연기력으로 칭찬받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탓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생명력 있게 그리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면 박정철은 어떨까. 물론 아직 드라마가 뚜껑을 열기 전이라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지는 모른다. 그러나 28일의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메이킹 필름에서의 인상과 드라마 제작진이 전하는 말을 종합하면 이전의 박정철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절로 생긴다. 드라마를 기획한 SBS 드라마국 구본근 CP는 “무서울 정도로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박정철을 묘사했다. “아마 이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박정철을 보게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박정철이 갖고 있다. “군 복무를 시작한 뒤 1년쯤 지났을까, 연기자로서 내 정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나 스스로 진단하기에) 우울증 증세까지 찾아 왔다”고 박정철은 말했다. 그런 혼란은 제대에 임박해서야 정리가 됐다. “2년 정도 되니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변해 있더라. 예전에 없던 심리적 여유가 생겼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연기자로서 어떤 길을 걸어야 할 지 방향이 잡혔다”고 밝혔다. 이런 말들에 비춰보면 군에서 복귀한 연기자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2년여의 공백은 있었지만 대신 삶의 깊이를 얻어온 그들, 그들의 연기 변신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100c@osen.co.kr 윤계상 장혁 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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