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교과서 축구'를 뛰어 넘어라
OSEN 기자
발행 2007.03.29 11: 02

학창 시절 교과서는 학습을 위해 기본적인 개념을 배우고 익히기 위한 최적의 교재였다.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교과서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교과서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과 약간의 응용문제만을 싣고 있다. 약간만 문제를 틀거나 다른 조건을 제시하면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학생들이 교과서로 기본을 다진 후에는 응용문제가 많은 여러 가지 다른 교재들을 참고하며 응용력을 키워나가야만 했다. 교과서에만 충실하게 되면 고난이도의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렇듯 현재 국가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을 함께 이끌고 있느 핌 베어벡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 역시 교과서에 너무 충실해 응용에 약한 모습이다. 아시아권의 팀과 맞붙기 전 베어벡 감독은 항상 "상대가 중앙 밀집 수비를 편다. 따라서 공간이 있는 사이드를 공략할 것이다" 고 말했고 실제 경기에서 사이드를 공략해왔다. 사이드에서 발빠른 윙포워드들이 크로스하면 장신 원톱이 직접 해결하거나 다른 선수에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전술은 올림픽 2차 예선이나 아시안컵 예선에서 맞붙는 상대들같이 '쉬운 문제' 들을 푸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올림픽 최종 예선과 본선, 아시안컵 8강 이상의 토너먼트에서 만날 '고난이도 문제' 에는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베어벡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단조로운 패턴의 사이드 공격이 교과서처럼 잘 맞아떨어지려면 우선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 지난 28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터진 첫 번째 골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사이드를 무너뜨리고 중앙의 공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해결하는 방식이다. 베어벡 감독은 이런 모습을 많이 연습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후 "첫 번째 골은 많이 연습하던 상황이었다" 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같은 모습이 많이 나온 것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은 상대 수비에게 걸리거나 부정확한 크로스로 기회를 날려버리며 답답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앞으로 베어벡호가 좀 더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교과서적인 플레이에 스피드를 더하는 반면 새로운 공격 루트를 개발해내야 한다. 베어벡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후 "공격 루트가 사이드에 치우쳐져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훈련장에 와서 봐야 한다" 고 말했다. 분명 훈련에서는 새로운 루트를 많이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도 좀 더 창조력을 발휘해야 한다. 베어벡 감독도 평소 "사이드를 흔든 이후 중앙에 공간이 생기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같은 일을 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고 말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한동원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강한 상대를 대상으로도 창조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시안컵 우승과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베어벡 호. 이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충실한 축구'가 아닌 '교과서를 바탕으로 응용력을 가진 축구'를 해야만 한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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