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괴물'이 미국 개봉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 있다. 미국 박스 오피스에서 개봉 3주째 오히려 순위가 상승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 영화면의 30일(한국시간)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괴물'은 전체 114개 영화 가운데 23위로 전주보다 3계단 올라갔다. 매그놀리아 픽쳐스가 미국 시장에 배급한 '괴물'의 현재 스크린 수는 불과 94개. 그럼에도 매출은 100만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괴물 보다 순위가 앞선 1~23위 영화들 대부분이 500개 스크린 이상을 확보해 상영하고 있다. 톱 10안에 들 정도의 메이저 스튜디오 배급 영화들은 대개 개봉 첫 주 300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추세다. '괴물'과 같은 시기에 개봉한 워너 브러더스의 액션 블록버스터 '300'은 박스 오피스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3280개 스크린을 움켜쥐고 있다. 미국 관객들에게 인지도가 약한 한국 영화 '괴물'로서는 스크린과 마케팅 규모 면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그 기세는 절대 약하지 않다. 지난 2004년 9월3일 미국서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의 미국 흥행 111만1061달러를 이번 주말 경신할 게 확실하다. 한국영화의 미국 흥행 역대 1위는 동양적 감성을 앞세운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3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입으로 아성을 쌓고 있다. 그러나 '괴물'의 흥행 속도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점에서 역대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개봉 3주째에 박스 오피스가 상승할 정도로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이 좋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괴물'의 미국 흥행 최종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청어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