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마이너행을 수락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3.31 10: 20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4.뉴욕 메츠)는 옵션이 있었음에도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였다. 트리플 A행을 통보받을 경우 웨이버 공시를 거부하고 FA가 돼 다른 팀을 알아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박찬호의 선택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의 메츠 담당 기자 존 델코스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했다. ▲현재 타 구단의 선발진이 이미 정비된 상태이고 시즌 개막을 이틀 앞둔 현재 선발진이 '펑크'난 곳이 없다. 당장 FA를 선택하더라도 마땅히 갈 곳을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워싱턴 같은 예외의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박찬호는 NL 최약체 중 하나인 워싱턴에 그다지 매력을 못느꼈을 수도 있다. ▲박찬호 본인이 좀 더 기량을 끌어올릴 필요를 느꼈을 경우다. 박찬호는 지난 겨울 스트라이드 폭을 넓히는 투구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 자신의 공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이를 고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트리플 A 뉴올리언스다. ▲박찬호는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불펜 대기를 선택했다. 이는 구단에 '팀플레이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향후 어떤 형태로든 득이 될 전망이다.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선수들에게 시달려온 메츠로선 박찬호의 반응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메츠는 지난해 선발투수만 13명을 가동했다. 그만큼 선발진이 부실하다. 이번 겨울에도 특별한 에이스 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찬호는 시간을 갖고 기다릴 경우 그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점을 안다. 늦여름 쯤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메츠의 선발투수로 당당히 활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여러 이유를 종합했을 때 박찬호는 언젠가 주어질 때를 기다리는 '강태공의 심정'으로 마이너행을 받아들였을 공산이 크다. 선발투수에 대한 미련이 그만큼 크고, 또 메츠라는 구단에 대한 그의 애정이 보통 이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겨울 가장 가고 싶었던 구단으로 집이 있는 LA의 다저스에 이어 뉴욕의 메츠를 꼽은 그로선 뉴욕 땅을 밟아보기도 전에 팀을 떠나는 선택을 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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