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올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하게 된 박찬호(34.뉴욕 메츠)에겐 과제가 주어졌다. 우선 스프링캠프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어정쩡해진 투구폼을 완성하는 게 급선무다. 지난 겨울 패스트볼의 종속을 살리기 위해 스트라이드 폭을 늘린 박찬호는 직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패스트볼이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 되지 않아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나는 경험했다. 시범경기 중반에 들어서는 투구폼이 흐트러지면서 팔이 처지는 부작용이 목격됐고 축을 이루는 오른 다리가 무너지는 경향도 눈에 띄었다. 커브와 슬러브 등 최상급 변화구를 보유했음에도 선발 경쟁에서 밀린 끝에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은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직구만 살아난다면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전서 보여준 위력을 되찾을 수 있다. 시즌 중 피칭 메카닉을 손질하는 최적의 환경은 결국 마이너리그다. 언제 등판할지 모른채 매일 몸을 풀어야 하는 메이저리그 불펜보다는 마이너리그서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게 가장 좋다. 시간을 벌면서 문제점을 교정해나갈 수 있는 요긴한 장소다. 메츠는 4월 중순까지 선발로테이션을 4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5선발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신예 마이크 펠프리를 4월 중반에 가서야 승격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등재된 7명의 불펜 투수 가운데 한 명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어차피 선발투수로 방향을 굳힌 만큼 박찬호의 순번은 빨라도 4월 하순은 돼야 한다. 변수는 있다. 기존 선발진의 한 두명이 부상 또는 극심한 난조로 조기 탈락하는 경우다. 이 경우 메츠는 박찬호와 애런 실리를 놓고 선택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신예 필립 험버는 이번 시범경기 결과 아직 마이너리그 수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처럼 예상 외로 일찍 선발진에 합류하는 행운도 있을 수 있다. 박찬호는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가장 먼저 호출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구단과 박찬호 본인이 선발투수로 가닥을 잡은 만큼 일단은 엔진에 기름을 칠하면서 반드시 주어질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한편 박찬호가 당분간 뛰게 될 뉴올리언스는 올 시즌부터 메츠의 트리플A 구단이 됐다. 오랫동안 노퍽과 트리플A 계약을 유지했던 메츠는 지난 겨울 뉴올리언스와 새롭게 손을 잡았다. 대신 노퍽은 볼티모어의 트리플A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