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이겨라'. 요미우리 이승엽(31.내야수)과 주니치 이병규(33.외야수)가 드디어 격돌한다. 오는 3일부터 도쿄돔에서 한국인 화력 대결을 펼친다. 올해 이병규가 주니치에 입단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타자들이 일본 무대에서 벌이는 맞대결이다. 그러나 한국팬들은 둘이 모두 이기길 바라고 있다. 지난 3월 13일 하마마쓰에서 가진 두 팀간의 시범경기에서는 이병규가 벤치를 지켜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앙숙으로 알려진 두 팀의 대결이라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팀은 앙숙 중의 앙숙이다. 특히 지난해 주니치가 요미우리의 안방인 도쿄돔에서 센트럴리그 우승 축배를 들어 요미우리는 더욱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올해는 기필코 우승후보로 꼽히는 주니치를 꺾고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로 절친한 관계인 이병규와 이승엽은 소속 팀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을 작정이다. 이병규는 국내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절친한 후배이지만 팀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며 "아마 만나서 같이 밥은 먹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병규는 시범경기 부진을 씻고 개막 3연전에서 모두 안타를 터트렸다. 우려와 달리 만만치 않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고 찬스에서 물러서지 않는 근성도 보여주었다. 오치아이 감독도 5번타자 이병규의 존재감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해주고 있다. 반면 이승엽은 요코하마와의 개막 3연전에서 어깨통증으로 인해 확실한 4번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전 홈런을 기록했지만 10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다. 도쿄돔에서 '용의 군단' 주니치 마운드를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은 덜하다. 한쪽의 불행이 한쪽의 행복이 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잘하면 그만이다. 이왕이면 나란히 맹타를 터트리고 한국 타자의 기개를 떨치는 게 훨씬 모양새가 좋다. 그래서 둘다 이기면 좋은 것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