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8강이라니까요”. 현대 유니콘스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르는 현대 야구단이 지난 3일 수원 시내 한 갈비집에서 ‘2007시즌 출정식’을 가졌다. 현대는 창단 첫 해(1996년)에만 호텔에서 출정식을 가졌을 뿐 지금까지 갈비집에서 출정식을 갖는 것이 관례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촐하게 음식점에서 출정식을 가진 현대 선수단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달랐다. 최근 일련의 구단 매각 사태로 선수단 모두가 조용하게 식사하며 올 시즌을 선전을 다짐할 뿐이었다. 하지만 선수단의 각오는 비장했다. 최고참 투수인 정민태는 “구단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똘똘 뭉쳐 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살 길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인 이숭용도 “그라운드에서는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님을 보여주자”며 동료들과 함께 선전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 무대 3년차를 맞는 용병 듀오인 우완 투수 캘러웨이와 우타 거포 브룸바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마이크를 잡고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대가 실력은 최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모두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김시진 감독과 김용휘 사장도 비장한 각오로 올 시즌에 임하는 자세를 보였다. 김 감독은 “단 한 명의 팬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최강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자”며 선수들이 구단 상황은 뒤로 하고 팬들과 승리를 위해 경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또 현대 창단의 주역으로 지금까지 현대를 이끌어온 김용휘 사장도 “현재 구단이 어렵게 된 것에 여러분께 유구무언이다. 하지만 현대는 지금까지 위기 때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분이 열심히 하면 현재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명문 구단의 전통을 이어가자”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이어진 식사 시간에 현대 코칭스태프는 최근 현대를 최약체로 꼽는 언론의 올 시즌 판도 평가에 대해서도 단호히 부정했다. 현대 코칭스태프는 “우리가 우승 전력은 안 될지 몰라도 만만하게 질 팀도 아니다. 4강은 충분히 노려볼 만한 전력이다. 다른 팀도 크게 좋을 것이 없는 전력이더라”며 “길고 짧은 것은 그라운드에서 겨뤄보자”며 최약체라는 평가를 보란듯이 뒤집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신인 스카우트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김용휘 사장도 “올 시즌은 8강이라니까. 전력평준화로 다 비슷한 수준”이라며 세간의 평가를 거부했다. 2시간 여 진행된 이날 현대 출정식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비장함’이 감돈 저녁 식사였다. 올 시즌 과연 현대가 어떤 성적을 낼지 지켜볼 만하다. sun@osen.co.kr 현대 유니콘스 김용휘 사장이 지난 3일 수원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2007시즌 출정식'에서 "팀이 어려워도 하나로 뭉쳐 힘을 내 현대의 자존심을 지키자'며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