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을 잡아라'. 백구의 계절이 왔다. 오는 6일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두산의 대구경기를 비롯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전이 열리며 2007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시작된다. 올해는 지난해 하위권 팀들이 알찬 전력 보강을 통해 4강을 넘보는 등 유난히 8개팀 전력의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흥행 요소인 라이벌 관계가 유난히 많아 팬들의 흥미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 팀, 감독, 또는 선수끼리 치열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돼 있다. 상대를 완전히 눌러야 내가 웃는 제로섬 게임들이 수두룩하다. 라이벌 관계는 빼놓을 수 없는 프로야구의 흥미 요소라 흥행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령탑끼리 라이벌을 꼽자면 김성근(SK)-김인식(한화), 김재박(LG)-선동렬(삼성) 감독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국민감독의 칭호를 얻은 김인식 감독과 5년 만에 복귀한 데이터야구의 화신 김성근 감독은 아마시절부터 프로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왔다. 팀 전력도 우승권을 넘보고 있어 60대 감독 지존을 놓고 일합을 겨루게 된다. 김재박 감독과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기점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설전을 벌여왔고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폭발 직전까지 발전했고 이젠 라이벌 관계로 굳혀졌다. 입씨름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누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팀간 라이벌을 꼽자면 잠실 주인을 놓고 벌이는 두산-LG 경쟁이 눈에 띤다.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LG는 최근 수 년 동안 두산에게 내주었던 잠실 주인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두산 역시 LG를 누르고 확실한 잠실의 지배자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선수들의 라이벌 관계도 흥미롭다. 지난 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의 재미있는 설전은 화제가 됐다. 신인 김광현이 "현진이 형은 단순하다"며 류현진에게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 됐다. 프로야구계는 최고투수 반열에 오른 류현진과 올해 거물 루키로 주목을 받는 김광현이 보기좋게 경쟁 관계를 형성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류현진-장원삼-한기주의 2년차 경쟁도 볼 만하다. 지난해 류현진이 신인왕과 MVP 동시 수상으로 한판승을 거뒀다면 올해는 장원삼과 한기주가 되치기에 나선다. 장원삼은 든든한 현대의 선발투수로 15승을 기대받고 있고 한기주는 KIA 수호신으로 30세이브 사냥에 나선다. 홈런왕을 놓고 25살 동갑내기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의 라이벌도 올해 불꽃이 튈 것 같다. 홈런왕 도전을 선언한 김태균이 이대호와 경쟁을 하자고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이대호가 타격 4관왕에 오르면서 두 선수는 비슷한 출발선에서 경쟁한다. 이밖에 최고소방수를 놓고 오승환(삼성) 구대성(한화) 정재훈(두산)이 경쟁을 벌인다. 용병 가운데는 롯데 호세와 돌아온 홈런왕 브룸바(현대)의 다툼도 있다. 아울러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고참타자들인 양준혁(삼성) 이종범(KIA)의 건재 여부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