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치, 잉글랜드 위해 다시 비상하나?
OSEN 기자
발행 2007.04.05 12: 31

[OSEN=런던, 박세봉 통신원]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지난해 9월 유로 2008 예선 마케도니아전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이렇다 할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 열린 안도라전에서 승리할 때까지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스트라이커들의 자질 부족, 선수들의 무기력한 경기 운영 등으로 인해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 경질설이 나도는 등 코칭스태프 또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연일 잉글랜드의 대중 매체들과 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독설을 퍼부었고 일부 언론에서는 웨인 루니, 프랑크 람파드 등 대스타들을 대상으로도 선수 자질을 의심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매클라렌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맡아 데이빗 베컴을 제외하고 오웬 하그리브스를 포함시키는 등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보여주었다. 출발은 좋았다. 지난해 8월 16일 그리스 전(4-0), 9월 2일 안도라(5-0), 9월 6일 마케도니아(1-0)에서 잇달아 무실점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의 행복이었을 뿐 그 후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지난해 10월 7일 마케도니아와 홈경기 0-0 무승부를 시작으로 잉글랜드는 6경기에서 1승 3무 2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스트라이커들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웨인 루니와 저메인 데포, 앤드루 존슨 등 리그에서 10골 이상씩 기록한 스트라이커들이 뛰고 있지만 대표팀 경기에서는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매클라렌 감독은 챔피언리그(2부)에서 뛰고 있는 데이빗 누젠트(프레스턴 노스 엔드)를 대표팀으로 불렀다. 누젠트는 골을 터뜨렸지만 다른 주전 공격수들은 득점은 커녕 전과 다름없이 무기력한 모습만 재연하고 말았다.
이같은 참혹한 결과에 대해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동안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에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31일 리버풀의 장신 스트라이커 피터 크라우치가 아스날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뛰지 못했던 크라우치는 이날 아스날전서 오른발과 머리, 왼발을 고루 쓰며 3골을 뽑아냈다. 또한 지난 일 새벽 벌어진 PSV 아인트호벤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도 골을 뽑아내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같은 모습은 크라우치가 단순히 장신을 이용해 헤딩 공격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31일 크라우치와 맞붙었던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도 "크라우치는 특별하다. 그를 막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 며 "그를 이용한 공격 루트는 다양하고 막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 토로하기도 했다.
크라우치의 부활은 잉글랜드 대표팀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월드컵 이후 크라우치는 잉글랜드가 이긴 경기에서 모두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크라우치는 머리, 양 발 등 모든 부위를 사용해 상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따라서 곤경에 빠져있는 매클라렌 대표팀 감독 역시 크라우치를 다시 한 번 대표팀으로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스날전과 PSV 아인트호벤전을 통해 그 실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피터 크라우치. 그를 매클라렌 감독이 선택해 오는 6월 7일 에스토니아전에 크라우치-루니의 조합 혹은 크라우치-오웬 조합이 나설지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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