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공개된 김기덕 감독의 14번째 영화 ‘숨’이 지난해 개봉했던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송해성 감독)과 비슷한 분위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숨’은 죽음을 앞두고도 오히려 허락된 삶의 짧은 시간마저 거부하려는 사형수와 남편의 외도로 행복을 잃어버린 여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개봉했던 ‘우행시’도 죽고만 싶었던 사형수와 3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한 여자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었다. ‘우행시’의 정윤수(강동원 분)가 그랬던 것처럼 ‘숨’의 장진(장첸 분)도 살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그저 하루 빨리 죽고 싶어한다. ‘우행시’의 유정(이나영 분)이 어린 시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지녔던 것처럼 ‘숨의 연(지아 분)은 남편의 외도를 알고 웃음도 눈물도 잃어버린다. 특히 ‘우행시’와 ‘숨’의 두 주인공들이 만나서 교감하는 곳이 교도소라는 점과 여자를 통해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하는 사형수의 모습은 두 영화의 가장 큰 공통점이다. 그렇다고 ‘우행시’와 ‘숨’이 완전히 똑같은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우행시’가 공지영 작가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송해성 감독이 새롭게 재구성한 영화라면, ‘숨’은 김기덕 감독 특유의 시선이 물씬 풍기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장첸 지아 하정우 주연의 ‘숨’은 4월 19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