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대표적인 여성 그룹이었던 핑클과 SES, 멤버 각자가 솔로 등으로 나선 지금도 이 둘의 경쟁은 물 밑에서 치열하다. 게임의 룰만 단체에서 개인전으로 바뀌었을 뿐. 그 선두에 이효리와 유진이 있다. 핑클 출신으로는 이효리가 대표 주자다. 핑클과 SES를 통털어 솔로 독립후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는 게 중론이다. 핑클 시절 천사같은 소녀 컨셉트에서 화끈한 섹시 이미지로 변신한 게 딱 들어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표절 시비에 휘말린 뒤로 잘나가던 이효리는 주춤한 상태다. 공을 들여 만든 3집 앨범 '톡톡톡'이 엄청난 마케팅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지상파 TV 오락프로 외출이 잦았던 그녀는 SBS에서 방영된 뮤직 드라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까지 찍었다. 시청자 반응은 엇갈렸지만 '혹평' 쪽으로 무게가 쏠렸다. 어색한 연기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고 '앨범 홍보를 위해 몇시간 짜리 드라마를 찍은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비해 SES 출신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진은 상승세다. 2002년 12월 SES 해체후 연기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노력했던 그는 최근 동시에 뮤지컬과 영화 출연을 하는 등 일찌감치 과실을 거두고 있다. 한동안 이효리가 간판으로 나섰던 KBS '해피 투게더 프렌즈'의 새 MC를 맡아 활동 영역을 계속 넓히는 중이다. 문근영 주연의 동명 흥행작을 뮤지컬로 리메이크한 '댄서의 순정'에서는 갈비뼈 부상을 딛고 무대에 오른다. 그녀의 뮤지컬 데뷔 무대가 될 7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 '댄서의 순정' 공연은 예매율이 치솟고 있다. 창작 뮤지컬 '댄서의 순정'에서 꽃다운 연변 처녀 채린 역을 맡은 유진은 제작발표회와 리허설 등에서 발군의 노래와 춤 솜씨를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최불암도 인정한 연기력은 '원더풀 라이프' '진짜 진짜 좋아해' 등 드라마 출연을 통해 검증받은 지 오래다. 여기에 영화 출연작 '못 말리는 결혼'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펼쳐지는 이효리와 유진의 대결은 마치 핑클 vs SES의 에이스전을 보는 것같아 흥미롭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