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꼽히는 중견배우 김수미와 임채무가 한 자리에 섰다. 코미디영화 '못말리는 결혼'에서다. 시끌벅적한 두 남녀가 만났으니 잔잔한 러브 스토리일리 만무하다. 의사 아들 왕기백(하석진)을 둔 서울 강남의 럭셔리 심여사(김수미)와 곱게 키운 딸(유진)을 애지중지하는 풍수지리 전문가(임채무) 캐릭터다. 자식보다 더 철없는 부모들이 사돈으로 만나서 갖가지 에피소드를 연발한다. 지난 세기 브라운관에서 중견으로 탄탄한 입지를 굳혔던 두 사람. 영화 배우로 뜨기는 김수미가 먼저였다. 지난해 그녀가 주 조연급으로 출연한 영화만 7편. 한창 나이의 2030세대를 누르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촬영현장을 누비고 있다. '맨발의 기봉이'에서 정신지체 아들을 끔찍하게 아끼는 노모로 출연해 눈물을 쪽 빼더니 '가문의 부활'에서는 조폭 가문을 이끄는 홍덕자 여사로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어 ‘공필두’ ‘구세주’ ‘연리지’ ‘다세포 소녀’ ‘썬데이 서울’에서는 조연 비중으로 나섰다. 프랑스어 억양으로 “찰~스”를 부르다가 당장 “철수 이 놈아, 이 자식~”하고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를 내뱉는 ‘연리지’의 미용실 원장부터 고등학생들의 양풍신공을 맞고 용으로 승천하는 이무기(다세포 소녀)까지 그녀의 연기 변신은 다채롭다. 그대로 잊혀지나 했던 임채무는 유명 축구심판을 패러디한 CF 한편으로 부활했다. 한 때 TV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을 도맡아했던 그가 코믹 연기자로 일대 변신에 성공한 셈. 올 설 대목에 맞춰 개봉한 이경규 제작의 '복면달호'에 주연급으로 출연, 적은 스크린수를 극복하고 흥행하는 저력을 보였다. 유진과 하석진이 닭살 커플로 만나고 임채무와 김수미가 포복절도 콤미로 나설 '못 말리는 결혼'이 어떤 성적을 올릴 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