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타도 삼성’으로 모아졌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해 달려가는 최강 삼성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나머지 7개 구단들이 전력을 집중할 태세다. 하지만 “걸리는 대로 다 이기겠다”는 김인식 한화 감독의 말처럼, 또 “나머지 구단 모두가 적이요. 다 이겨야 할 라이벌”이라는 김재박 LG 감독의 말처럼 어느 팀과 맞붙어도 ‘승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우내 기량을 갈고 닦은 8개 구단이 6일 저녁 개막되는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에 돌입한다.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가며 팀마다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과시할 준비를 마쳤다. 모두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지상 목표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 반지를 끼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천적’들과의 대결에서 승리,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어야만 우승 고지로 가는 길이 쉬워진다. 지난해 팀간 성적표를 보면 ‘천적 관계’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상위 3강은 공교롭게도 한 팀씩을 제물로 삼아 호성적의 발판을 놓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은 현대전 8승 10패, KIA전 7승9패2무로 열세였을 뿐 나머지 구단에는 절대 우세였다. 특히 SK에는 13승 5패로 압도적이었다. 김성근 신임 SK 감독이 “지난해 SK 성적을 보니 삼성에게 너무 많이 졌다. 올해는 삼성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무참히 짓밟혔다. 작년 6위 SK의 올 시즌 성적은 ‘타도 삼성’의 결과가 말해줄 전망이다. 준우승팀 한화는 롯데를 철저하게 잡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틀을 다졌다. 상대 전적에서 13승 5패로 절대 우세였다. 3위 현대는 형제구단이었던 KIA를 무참하게 짓눌렀다. 상대 전적 13승 5패로 KIA가 잘나갈 때마다 발목을 잡으며 괴롭혔다. 막차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낸 KIA는 4위 경쟁 라이벌이었던 두산전서 11승6패1무로 앞선 것이 결정적이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섰기에 막판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밖에 두산은 롯데에 12승5패1무로 일방적 승리를 거둬 롯데가 7위로 몰아넣은 데 한 몫을 했다. 7위 롯데는 한화, 두산을 원망해야 했고 8위 LG는 SK에만 10승8패로 앞섰을 뿐 전구단 열세를 면치 못했다. 물론 작년 성적은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새로 전력을 짜서 맞이하는 올 시즌에는 또다른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각팀 감독들은 소속선수들에게 ‘작년 원수를 잊지 말고 복수하자’는 주문을 하고 있다. 그래야만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과연 지난 해의 ‘먹이사슬 관계’가 끊어질 것인지, 아니면 계속될 것인지 흥미롭다. sun@osen.co.kr 지난 4일 미디어데이에 함께 자리한 8개 구단 감독들.
